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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은 또다른 비극] 마포대교만 자살 명소? 한강다리 자살자 다 늘었다
-자살 시도 횟수, 2010년 193명서 2015년 9월까지 368명으로 크게 증가
-전문가들 “한강 교량 안전장치 강화, 문화공간 조성 등 획기적 해결 대책 필요”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해가 갈수록 한강 교량에 올라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의 수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강 교량 위에서 발생하는 자살 시도 및 사망 사고 방지 대책에 대한 각계 각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서울소방재난본부로부터 입수한 ‘2010~2015년(9월말 기준) 한강 교량 위 자살 시도자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각종 자살 방지 대책의 강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자살 시도 횟수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각각 193명 196명이었던 한강 교량 위 자살시도자의 수는 2012년 148명으로 잠시 줄었지만, 2013년 220명, 2014년 396명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9월까지 자살 시도자의 수는 한달 평균 40.9명 수준인 368명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4분기가 지난 연말 기준 통계치에서는 자살 시도자 수가 490여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자살 시도 및 구조는 여의도 부근 교량들에 집중해 발생했다.

지난 6년여간(2010년~2015년 9월) 자살 시도 상위 5곳은 마포대교(443건), 한강대교(138건), 서강대교(84건), 양화대교(76건), 원효대교(73건) 순이었다. 특히 이들 교량의 2010년 대비 2014년 자살 시도 증가율은 최근 ‘자살 명소화’ 논란이 일고 있는 마포대교가 800%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한강대교(293.8%), 서강대교(104.5%), 양화대교(200%), 원효대교(123.1%)도 증가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며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울 서부 지역에 밀집한 이들 교량과는 달리 서울 동부에 위치한 잠실대교는 2010년 6건이던 자살 시도 수가 2015년 9월까지 25건에 이르는 등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자살자 구조 등에 효율성을 더함으로써 자살 시도자의 사망사고 비율을 크게 줄여나갈 방법을 찾기 위해 항상 노력 중”이라며 “자살 시도자를 사전에 찾아내고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CCTV 등의 시설물을 더 강화해 나갈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자살 시도자의 사망률은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2010년 87명이던 사망자수는 2011년 95명, 2012년 65명, 2013년 11명, 2014년 11명으로 꾸준한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살을 시도하기 위해 한강 교량을 오르는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구조하는 등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통한 자살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진표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이 제시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교량과 자살 시도자의 연결고리를 물리적으로 끊는 것이다.

홍 센터장은 “지난 2011년 제초제 사용을 전면 금지하면서 제초제를 사용한 자살 시도가 60% 이상 감소하는 등 자살 수단과 자살 기도자 간의 연결 고리를 끊어주려는 노력만으로도 큰 효과를 거뒀다”며 “현재 한강 교량에 설치된 난간의 높이는 2~3배 높이는 것만으로도 자살 시도자 수를 크게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 [출처=헤럴드경제DB]

이 방법 이외에도 한강 교량 전체를 각자 특성에 맞춰 테마화해 언제나 주목받는 공간으로 만들어, 교량을 자살 이미지와 완전히 분리시켜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박일준 KCMG 대표는 “자살 명소로 이미 각인된 한강다리들의 경우 각종 공연 명소가 위치한 ‘문화를 즐기는 곳’이나 화단 등을 조성한 ‘생명이 넘치는 곳’ 등 자살과 연결하지 않는 방향으로 프레이밍(framing)을 바꾸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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