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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의 육아 막는 日…‘파타하라’,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상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에는 가해자에의한 폭력이나 피해를규정하는 단어가 많다.이중에서 파워하라(パワハラㆍ직장상사의 횡포), 세쿠하라(セクハラㆍ성희롱 혹은 성차별), 마타하라(マタハラㆍ여성의 임신, 출산 등을 이유로 한차별)는 일본 내 직장문제로 크게 부상한 이슈들이기도 하다.

최근 일본 직장문제로 떠오른 것은 ‘파타하라(パタハラㆍ사원의 ‘아버지’로서의 역할 막기 위한 회사의 횡포)’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 직장 내 파타하라를경험한 일본인 남성이12%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내각은 2020년까지 남성 직장인의 육아휴가 취득률을 13%까지끌어올리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2%에 그치고 있다. 


파타하라는 영어 부성을 의미하는 ‘파터니티(paternity)’와 ‘괴롭히는 행위 혹은 학대를의미하는 허래스먼트(harrassment)’의 앞글자를 따 만든 단어다. 즉, 직장인 남성이 육아 및 보육 문제를 이유로 회사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뜻한다. 가부장적인 사회구조를 유지해온 일본은 1990년대까지 가사활동은 여성이, 직장생활은 남성이 도맡아 해야 한다는 사회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특히, 일본에서는 회사에 대한 남성직장인들의 충성을 당연하게 여긴다. 일본 직장인 사이 야근을 의미하는 ‘잔교우(残業ㆍ일본어로 야근)’가 1970-90년대 하나의 직장문화로 자리잡은 것도 ‘회사를 위해서라면 근무 시간 외에도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직장인들 사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5년 기준 25~54세 일본 여성의 취업률이 71.8%를 기록하고 지난 6년 사이 6.5% 이상 상승하면서 남녀가 가사와 업무를 함께 해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제조산업에서 서비스업고 IT 등 3ㆍ4차 산업이 발달하면서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이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도 퍼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아직 1990년대의 관성을 가진 회사가 많다는 것이다. 닛케이 설문조사 결과, 파타하라를 경험한 남성 중 23%는 육아 휴가와 보육을 위해 근무 시간을 줄였다가 강등 및 전근 조치를 받았다. 또, 43%는 상사로부터 “너 때문에 일이 안된다”, “너로 인해 부서원들 의 사기가 저하됐다” 등 부정적인 말을 들었다고 답했다.

아버지를 위한 보육권 신장 운동을 벌이는 NPO법인 전일본 육아 보급협회의 사토 시몬(佐藤士文) 회장은 “경영진의 의식 개선과 근무 방식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남성이 육아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면 여성의 사회참여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현재 자국 내 공기업을 중심으로 남성 직원들의 유가 휴가 취득과 유급화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내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최대한의 시간을 회사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회사가 많으면 많을 수록 파타하라의 사례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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