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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장 풀린 이란산 원유에 미적대는 유럽…이유는?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이란의 국제 무대 복귀로 전 세계가 떠들썩했던 것이 무색하게 유럽 기업들은 이란과의 석유 거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직 거래를 뒷받침할 법적ㆍ제도적 부분들이 정비되지 않아 불확실한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유럽 기업들이 달러 외 통화로 석유 수입 대금을 지불하는 것, 화물 보험 관련 제도의 불확실성, 은행이 무역을 위해 필요한 신용장 발급을 꺼리고 있는 것 등 법적으로 모호한 상황에 직면해 거래를 망설이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료=russia-insider.com]

마비됐던 자금 거래 시스템과 제도를 손보지 못한 데다 제재 전체가 해제된 것은 아닌 탓이다. 자칫하면 아직 풀리지 않은 제재 조치 관련 사항을 어겨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는 미국인 제재와 제3국 제재로 구분되는데 이번에 풀린 것은 후자 뿐이다. 석유 거래 대금 달러화 결제가 되지 않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바지트 알렉페로프 러시아 루코일 최고경영자(CEO)는 이탈리아나 네덜란드에 있는 루코일의 정유 공장이 이란 석유를 사는 데에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는지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석유화학 부분은 문제가 없다. 돈을 보내고 그들의 제품을 살 수 있다. 그러나 원유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의 변호사들이 (법적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원유거래업체 머큐리아의 마르코 두난드 머큐리아 CEO도 달러화 결제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유럽의 이란 석유 수입에 복잡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제재 부과 전 이란과 활발히 거래했던 한 유럽 기업의 임원도 여러 측면이 분명해질 때까지 수 주가 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여한 또 다른 임원도 이란 석유 수입을 재개할 것이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한 단기간 내에 경제를 되살려 보려는 이란으로서는 마음이 급하다. 제재 부과 전 유럽은 이란의 주요 고객이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스 정유 공장에 판매한 석유의 양이 하루 최대 80만배럴에 이르렀다.

수출을 위한 원유 증산도 이미 시작됐다. 제제 해제 후 일일 석유 생산량을 50만배럴 더 늘렸다. 수출량도 하루 100만배럴에서 150만배럴로 늘리고, 6개월 안에 200만 배럴까지 증가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제재 부과 전 이란과 거래를 했던 기업들은 올해 말까지는 석유 수입을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또한 이전 고객들과 다시 거래하는 데에 적극적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렉페로프 CEO는 ”이란의 석유 생산 장비들은 현대화될 필요가 있다. 투자가 필요하다. 좀 더 경쟁력있는 제안을 할 수 있게 돼야 한다”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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