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낮 12시 30분께 250박스 분량의 세월호 유류품을 싣고 전남 진도를 출발한5t 트럭은 약 6시간 만에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에 도착했다.
사고 발생 2년만의 일이었다.
‘흩어진 기억들을 진실의 품으로’라고 쓰인 현수막이 달린 트럭의 문이 열리자 아이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옷가지 박스와 여행용 가방 등 유류품이 보였다.
박스에는 유류품의 품명과 특징, 수량 등과 함께 접수 일자가 적혀 있었지만, 연도는 표기돼 있지 않았다.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4·ㆍ6 가족협의회, 416 기억저장소, 자원봉사자 등은 여행용 가방만을 추려 분향소 안으로 옮겼다. 가방에는 아이들 이름 대신 번호표만이 달려 있었다.
유류품은 목숨을 잃은 주인의 영정 앞에 자리했다.
추모식이 시작되자 이곳저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한 유족은 자녀의 여행용 가방을 알아보고 그대로 주저앉아 오열했다. 가방을 끌어안고 목놓아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다른 유족들은 이를 감싼 채 함께 통곡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
416 기억저장소 측은 곧바로 유류품 인수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류품은 아직 선별 작업 전이라 당장 가족들의 품에 돌아갈 수는 없다.
416 기억저장소는 지난 5일 전수조사를 통해 사진촬영 및 목록작성을 마쳤으며,이른 시일 내에 세탁ㆍ세척을 거쳐 유류품을 온ㆍ오프라인에 공개할 계획이다.
그 전까지는 분향소 좌측에 마련된 가로 3m, 세로 12m 크기의 컨테이너 임시 보관소에 유류품을 보관하기로 했다.
유류품 중에는 옷가지, 그중에도 교복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있거나 여행용 가방에 담아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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