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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권력 공백 틈 가로챈 시진핑…中, 미국 패권 넘보나?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중국이 신(新)패권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동지역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권력지형을 넓히고 있다. 시리아 내전 사태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간 갈등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중동에서 중국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

특히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중동 3국 방문을 계기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통해 중동국가를 움직이면서, 그간 중동지역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던 미국을 대체하는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19일 사우디를 공식 방문한 시 주석은 살만 국왕과 정상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또 석유사업 협력, 걸프협력회의(GCC)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조속 체결을 포함해 모두 14건의 협정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중에는 중국이 자국 서쪽으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기까지 도로와 철로, 항구, 공항 등을 건설하려는 ‘실크로드 경제 벨트’ 계획, 고에너지형 원자로 건설 등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이와 관련 시 주석이 곧 방문할 예정인 이란과도 관계 격상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 주석의 이란 방문에 앞서 알리 아쉬가르 카지 주중 이란대사도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과 이란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합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ㆍ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통한 경협 및 투자를 지렛대 삼아 중동국가를 움직이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타임스는 중동정세가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시 주석이 중동 3국을 방문한 목적은 중동국가들에 중국을 미래 동반자로 삼는 것이 보다 현명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패트릭 크로닉 신미국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 안보프로그램의 선임국장은 “중국은 미국의 힘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 중동에서 혼란스런 정국을 바로잡을 수 있는 강대국으로 인식되길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의 중동정책은 이란에 대한 제재해제 과정에서 사우디, 이스라엘 등 우방을 소외시키면서 완전히 뒤죽박죽됐다”며 “중국은 이런 권력공백의 틈새를 재빠르게 파고 들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면서 중동 산유국들에 재정난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중국의 행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이 이 지역에서 중립적인 대국의 이미지를 앞세워 중재자를 자처하며 지역긴장 완화에 나서는 한편 경제협력 및 투자를 통해 이들 국가의 경제개발을 지원할 경우 이 같은 중동내 세력교체가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쉐칭궈(薛慶國) 베이징외대 아랍어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중동의 ‘룩 이스트(Look East)’ 정책은 중국이 유인한 것이 아니라 이 지역 국가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쉐 교수는 “중동 국가들은 서구식 민주주의 발전모델을 이식당함으로써 내전, 국가붕괴 등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반면 중국식 체제 모델이 장기적으로 중동국가들에게도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중국 중시정책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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