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이재현의 CJ 콘텐츠사업 …“10년만에 10배로 응답했다”
- CJ그룹 미디어ㆍ엔터분야 사업 규모 해마다 꾸준히 증가
- 2005년 그룹 매출 11% 차지…2010년대는 평균 18% 이상
- 이재현 회장 ‘문화사업’ 분야 주식자산 10년새 1880억→1조655억


[헤럴드경제 = 슈퍼리치팀 천예선ㆍ윤현종 기자] 재계 20위(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 기준) CJ그룹의 콘텐츠 관련사업에 꽃(?)이 피었다. 

10여년 전 그룹 전체 매출 대비 11% 정도였던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사업 규모는 2011년 이후 평균 18% 이상을 기록하며 20% 선을 넘보고 있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최근 4년간 8770억여원(같은 기간 그룹 총 영업익 24%)을 벌어들여 회사의 ‘효자’ 노릇을 했단 평가다. 

단순히 돈줄 역할만 한 것이 아니다. 먹는 사업에만 갇혀있던 CJ그룹의 무게중심이 미디어ㆍ콘텐츠로 이동하면서, CJ그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활문화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일부에서는 ‘대한민국의 대중문화를 쥐고 흔드는 문화권력’이라고 비판할 정도로 CJ그룹의 미디어ㆍ콘텐츠 산업은 무겁고 두터워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덕분에 이들 사업 지분을 직ㆍ간접 소유한 이재현(55) 회장 개인 자산 가치도 크게 늘었다. 2005년 1880억원 수준이던 그의 미디어ㆍ엔터부문 자산 가치만 현재 1조원을 훌쩍 넘겼다. ‘삼시세끼’ ‘꽃보다∼’ ‘응답하라∼’ 등 최근 수년간 큰 인기를 모은 CJ산(産) 콘텐츠가 이 회장과 그의 회사엔 ‘꽃텐츠’로 응답한 셈이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은 CJ그룹이 2004년 이후 게재한 연차보고서, 그리고 신용평가기관들의 CJ관련 리포트ㆍ각종 공시 등을 토대로 이 기업의 미디어ㆍ엔터사업과 오너 자산변화 등을 짚어봤다.

국민 프로그램이 된 CJ의 대표 콘텐츠들-삼시세끼(왼쪽부터), 꽃보다청춘, 응답하라1988

11년 전, 매출低 영업이익高…이 회장 자산 36% 차지=CJ그룹은 2005년도 연차보고서에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주력기업으로 CJ엔터테인먼트(영화)ㆍCJ CGV(극장)ㆍCJ미디어(프로그램 공급자) 등 5개 회사를 올려놨다. 

이재현 회장은 1996년 CJ 출범 이후 ‘제일골든빌리지(지금의 CGV)’를 설립하며 2004년까지 ‘문화사업’에 최소 2864억원을 투자한 상태였다. 당시 이 분야 사업은 그룹 매출 11%를 점하고 있었다. 


반면 수익성은 높았다. 미디어ㆍ엔터 분야 영업이익은 1180억원 수준으로 2005년 그룹 총 영업익 4171억원의 28%가량을 담당했다. 상장기업 3개ㆍ비상장기업 2개로 구성된 이들 회사를 직ㆍ간접 소유한 이재현 회장의 당시 지분가치는 1883억여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상장ㆍ비상장 주식자산 5190억여원의 36% 수준이었다.

▶ 부침 공존한 ‘문화사업’…tvN 한때 자본잠식도=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CJ그룹의 미디어ㆍ엔터 사업은 빠르게 외연확장에 나선다. 2007년 CJ그룹이 연차보고서에 내세운 미디어ㆍ엔터 주력기업은 극장운영사업자 ‘프리머스’ 와 CJ tvN 등이 더해져 관련 기업의 숫자는 총 10개로 늘어난다. 

아울러 CJ는 보고서에 “영화ㆍ음악ㆍ오락 등 9개 채널을 보유한 CJ미디어가 2007년 3월 복수방송채널사용 사업자(MPP) 시청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고 적었다.

tvN 개국 초기에 제작된 ‘리얼스토리 묘’. 자극적인 소재를 다뤄 방송위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조작방송’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물론 그 와중에 그림자도 있었다. 2006년 10월 개국한 방송채널 tvN은 그해 말 영업손실 104억원ㆍ순손실 109억원을 찍으며 일시적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이에 최대주주인 CJ 미디어가 126억원을 출자하며 수혈에 나서기도 했다. 초기의 일부 콘텐츠들은 지상파에 비해 떨어지는 완성도와 선정성 등으로 시청자들과 방송가에서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도 미디어ㆍ엔터 분야의 그룹 매출 기여도는 꾸준히 올라 14%를 찍었다.
당시 이 회장의 개인자산은 최소 1조1314억원 수준이었다. 그가 이들 문화사업 10개 기업에서 쥔 지분가치는 2600억여원이었다. 2년 전보다 717억원 정도 늘었다.

콘텐츠 관련 ‘삼대장’ 모두 상장…몸집도↑ 오너 자산도↑=2010년 이후 미디어ㆍ엔터 분야는 CJ그룹과 이 회장의 새 버팀목이 될 전기를 마련했다. 증시 상장을 통해서다. 

2010년엔 CJ E&M이 증시에 이름을 올렸다. 상장 당시 CJ오쇼핑에서 분리된 오미디어홀딩스는 CJ미디어ㆍCJ엔터테인먼트ㆍ온미디어ㆍCJ인터넷ㆍ엠넷미디어 등을 합치며 ‘CJ E&M’으로 이름을 바꿨다.
케이블 TV사업자 CJ헬로비전은 2012년에 상장했다. 이로써 2004년 상장한 극장체인 기업 CJ CGV와 함께 CJ그룹의 미디어ㆍ엔터 분야를 맡은 회사들이 3대 기업군으로 재편됐다.

이 즈음부터 콘텐츠 관련 사업의 그룹 내 매출비율도 15% 이상으로 뛰었다. 2011년 18.4%→ 17.3%(2012년)→ 19%(2013년)→17.8%(2014년)를 찍으며 4년 평균 18.13%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몫도 꾸준히 유지됐다. 2011∼2014년간 문화 관련 사업의 영업이익은 평균 2193억원으로 그룹 전체 평균(9113억원)의 24%를 점했다.
이에 따라 이재현 회장이 직ㆍ간접 보유 중이던 CJ E&M 등 3개 기업 지분가치는 매년 올라갔다. 2011년 4169억원에서 2014년 5537억여원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이 회장의 재산 총액도 최소 5588억원 불어났다.

▶ 드디어 황금알로! =지난 1년새 이 회장이 보유한 CJ그룹의 미디어ㆍ엔터 분야 주식자산의 가치는 여느때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방송, 영화, 홈쇼핑, 음악 등 각분야의 계열사들이 지난해 들어 본격적으로 성과를 인정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에서의 한류콘텐츠 전도사 역할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덕분에 CJ E&M의 주가는 작년 1월 2일 4만750원에서 올해 19일 종가 기준 8만6400원을 찍었고, CJ CGV 주가도 같은 기간 2.25배 뛰었다.

당연히 이 회장의 자산가치도 크게 늘었다. 18일 현재 이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3조3580억원. 이 가운데 이들 2개 기업이 차지하는 몫은 1조655억여원이다. 
 
특히 이 회장이 이들 2개사를 통해 지난 한해 얻은 자산증가 효과는 약 6000억원선으로 평가된다. CJ E&M의 경우 이 회장은 지분 2.38%(92만2309주)를 보유하고 있고, CJ E&M의 최대주주(지분율 39.36%)인 지주회사 CJ의 지분 42.14%도 쥐고 있다. 

이러한 직간접 지배를 통해 지난 1년간 이 회장이 CJ E&M에서 거둔 자산증가 효과는 3478억여원으로 평가된다. 역시 지주회사를 CJ 통해 지배 중인 CJ CGV도 마찬가지다. 이회장이 1년여간 거두고 있는 자산증가 효과는 2484억여원이다.

오는 2월 26일 합병 관련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CJ헬로비전의 자산을 빼더라도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미디어ㆍ엔터 사업에서 5962억여원의 자산증가 효과를 본 셈이다.

▶ 콘텐츠 사업 10년만에 성과로 응답했지만=미디어ㆍ콘텐츠 사업의 위력은 커졌지만, CJ그룹은 여느 때보다 위기다. 전국민에게 잘 알려진 바 대로 이 회장의 공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013년 7월 6200억여원의 국내외 비자금을 조성해 운용하면서 1600억원 상당의 횡령·배임·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곧바로 구속됐고 몇차례에 걸친 재판끝에 대법원에서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거기에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 등으로 인한 건강악화로 무려 여덟번이나 구속집행정지가 이어지면서 법정과 병원을 오가는 양상이었다. 

콘텐츠 산업에 CJ의 미래가 달렸다고 생각했던 이 회장의 예측과 도전, 투자가 20년만에 큰 성과로 ‘응답’했지만, 정작 이 회장은 이에 화답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회장의 자녀들이 그룹 계열사 경영에 참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지만, 아직 20대 후반에 불과해 본격적인 경영승계를 추진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factis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