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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최초 ‘구구단 목간’ 실체 확인…6~7세기 백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반도에서 최초로 구구단을 적은 목간이 발견됐다. 이는 구구단이 중국에서 곧바로 일본에 건너가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 동아시아 일부 사학계의 주장을 뒤엎은 것이다.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서도식)은 2011년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부여 쌍북리 328-2번지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여 목간에 대한 장기간 분석작업을 벌인 결과 구구단을 적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6~7세기 백제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6일 재단 정훈진 연구원의 ‘부여 쌍북리 국비 조사 유적 출토 목간 사례’ 한국목간학회 발표에서 다양한 숫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표기된 사례에 대해 일부 참가자들(윤선태 동국대학교 교수 등)은 토론 과정에서 구구단일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이에 재단은 한국목간학회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가 검토회의에서 한반도 최초 ‘구구표(九九表) 목간(木簡)’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목간(木簡)이란 종이가 발명되기 전 문자 기록을 위해 사용하던 편편한 나무판을 말한다.

전문가 검토회의 결과 목간은 길이 30.1㎝, 너비 5.5㎝, 두께 1.4㎝ 크기로 소나무를 얇은 판재 형태로 가공한 것으로 한쪽 면에서만 묵서 명이 확인되었다. 이는 기존 중국과 일본에서 발견된 것과 달리 매우 체계적·실용적인 것으로 판단됐다고 재단측은 덧붙였다.

구구표 목간은 9단부터 2단까지 칸을 나누어 기록되어 있다. 9단을 가장 상단에 배치했으며, 아래쪽으로 하위 단들을 기록, 각 단 사이는 가로 선을 그어 구분하였다. 또한, 같은 숫자가 이어질 경우 반복부호()를 사용하였고, 십 단위는 20(廿), 30(丗), 40(卌?) 등으로 표기했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3세기경 리야(里耶) 유적에서 구구단이 적힌 목간 표가 출토된 바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광개토대왕릉비와 삼국사기 등 문헌기록에서 구구 셈법 표기와 산학(算學)을 가르친 기록은 있으나 구구표가 표기된 유물은 처음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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