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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CJHV인수] LGU+ “덩치 키운 SKT, 시장 독식해 요금 올릴 것”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CJHV) 인수·합병(M&A)을 둘러싼 이동통신사 간 신경전이 새해 들어 더욱 팽팽해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출입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CJHV를 삼킨 SKT가 시장 독점력을 강화,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통신요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자사가 경제학 교수진에 의뢰한 용역보고서 ‘SKT-CJ헬로비전 기업결합의 경제적 효과분석’에 따르면, 기업결합 시 가격인상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수인 GUPPI(Gross Upward Pricing Pressure Index, 가격인상압력지수)가 30.4%에 달한다고 밝혔다. 학계에선 GUPPI가 10% 이상이면 요금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상품 간 대체 관계가 높은 동일 시장(이동통신-SKT 무선과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유료방송-SK브로드밴드의 IPTV와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 내 기업결합은, 추후 인수합병으로 탄생한 기업이 상품 가격을 올려 매출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 명백하다고 LGU+ 측은 주장했다.

더 나아가 LGU+는 “CJHV 인수 3년 이내에 SKT가 통신시장 전반을 독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전화 시장에서 SKT가 CJ헬로비전의 KT망 알뜰폰 가입자를 흡수, 현 49.6%(2015년 기준)의 점유율을 3년 내 54.8%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전화를 포함한 방송결합상품 시장에서도 헬로비전 가입자의 결합상품 가입 비중이 SK브로드밴드 수준으로 늘면, SKT의 결합상품 점유율은 현 44.9%에서 2018년엔 최대 70.3%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도 헬로비전 가입자 흡수와 추가 가입 유도 등으로 25.1% 점유율이 3년 뒤 최대 40%가 될 것으로 봤다.

이번 M&A가 SKT의 시장독점화에 따른 경쟁제한성이 심각하다는 사실도 큰 문제라고 LGU+는 지적했다. 두 기업간 결합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와 알뜰폰 1위 사업자의 결합인 동시에, 지역 유선방송 1위 사업자와 전국 IPTV 사업자(업계 2위) 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7조 4항의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된다는 것.

경쟁제한 기업결합 여부를 판단하는 ‘경쟁제한성’은 결합당사의 ▷시장점유율 합계 50% 이상 ▷해당시장 점유율 합계 1위 ▷2위 사업자와 점유율 차이가 1위 사업자 점유율의 25% 이상 등 3가지다. LGU+는 이번 결합으로 SKT가 KT 알뜰폰 가입자 매출 흡수를 통해 이동통신 점유율이 51.1%(2015년 9월 가입자 기준)가 된다는 점 등을 경쟁제한성 추정 기준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번 기업 결합은 대기업 브랜드 파워와 알뜰폰의 저렴한 가격을 이용해 이통 3사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독행기업인 헬로비전을 영구 제거한다는 점에서 경쟁제한성이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LGU+는 “이번 M&A를 허용하는 것은 지난 4년 간 알뜰폰 활성화를 통해 통신료 인하와 시장경쟁 활성화를 추진해 온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반드시 불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LGU+가 근거로 든 용역 보고서의 설문 대상 선정 기준이나 참여 교수진 면면까지는 공개되지 않은 까닭에, 해당 보고서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려운 면이 있다. 예컨대 케이블TV 요금 인상률에 따른 방송 가입자 전향 의향을 조사한 항목에선 요금 30%가 올라도 현재 가입된 사업자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한 답변이 절반에 이르는데(47.1%), 통신비에 민감한 소비자 정서에 비춰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설문 문항의 중립성이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U+ 측이 보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한 만큼, 해당 문서의 객관성이나 신뢰성은 추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텔레콤은 CJHV 인수·합병 후 요금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LGU+의 주장이 “현재 시장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LGU+가 근거로 든 경제 분석서도 자사의 상세 재무 지표에 대한 분석이 결여된, 용역 의뢰한 결과물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또한 CJHV 인수 후 SKT의 통신시장 점유율이 49.6%에서 54.8%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도 현실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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