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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공세-정부 책임론’대립 평행선
대란 막자”일부 교육청 예산편성
지자체도 예산지원 등 나서
朴대통령, 기자회견서 교육청비판
교육청 “별다른 해법 제시없어”반발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무상보육 교육) 예산을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일부 시ㆍ도교육청이 기존 입장을 바꿔 지원 계획을 밝히는 등 눈앞에 다가온 ‘보육대란’을 막기에 나서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 축에선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정치적 공세’라는 입장과 ‘정부가 책임있는 대안을 제시하라’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사태로 학부모들의 불안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잠시라도 헤어지기 싫어하는 아이가 엄마와 창문 너머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보육대란 막자’…일부 시ㆍ도교육청 입장 선회=14일 교육부와 전국시ㆍ도교육감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던 서울·광주·세종·경기·강원·전북·전남 등 7개 시ㆍ도교육청 가운데 전남도교육청과 세종시교육청이 정부 지원을 조건으로 일부 책정하기로 했다. 당초 재원 부족으로 전액 편성을 하지 않았던 울산과 대구, 경북, 대전, 충남 등 5곳 시ㆍ도교육청은 12개월 전체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1~3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42억원을 예비비에서 긴급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도교육청도 정부가 누리과정 지원을 위해 편성한 목적예비비 3000억원을 지원받는 전제 하에 어린이집 5개월분과 유치원 8개월분의 누리과정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마련키로 했다.

그동안 두 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재원과 관련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예산 편성을 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지만 ‘보육대란’의 불안이 확대되면서 입장을 다소 선회한 것이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보육대란에 따른 세종시 학부모 불안 해소와 누리과정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우선 예비비 전부를 3개월분에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며 “누리과정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 지원 대책이 아닌 임시방편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중 일부만 편성했던 울산과 대구, 경북, 대전, 충남 등 5개 시ㆍ도교육청도 편성 개월을 늘리며 보육대란 막기에 나섰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체 재원과 정부 지원, 지자체 전입금을 통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예산을 각각 6개월에서 12개월로 확대하겠다고 교육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지자체도 보육대란 막기 나서고 있다. 영월군은 강원도교육청이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을 지원하지 않으면 군비 11억원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이 볼모 정치적 공세 vs 대통령 공약 떠넘기기=그러나 누리과정 예산 파행을 놓고 정부와 시ㆍ도교육청의 갈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점점 첨예해지는 양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누리과정 미편성 교육청을 향해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사실을 왜곡하면서 정치적 공격수단으로까지 삼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교육청이 아이들을 상대로 이렇게 정치적이고 비교육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대통령 담화문에는 최근 벌어진 누리과정 사태에 대해 별다른 해법 제시나 통합적 메시지는 하나도 없다”며 “누리과정이 대통령의 공약인 만큼 책임있고 성의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은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오히려 정치적으로 몰고가고 있는 것”이라며 “교육감 모두는 무상보육문제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안정적인 무상보육이 이뤄지기를 바라면서 재원부족으로 점점 열악해져 가는 초중고 교육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준식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는 1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전국시ㆍ도교육감협의회 임원진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번 간담회가 문제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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