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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경제위기 해부 ③] 당국의 권력형 증시 개입…투자자들 불신은 여전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올들어 중국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증시 떠받치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과거 노골적인 개입에 비해 최근들어서는 공권력을 앞세운 은밀한 개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신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들어 중국에서 75개 상장사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주주들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식을 팔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도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이다.
이들 기업은 공식적으로는 ‘자발적인’ 행동이었다고 밝혔지만, 일부 기업 관계자는 정부의 지시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8월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 절하로 중국 증시가 폭락했을 당시에도 이같은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중국 증권거래소가 상장사들에 편지를 보내,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 자제를 당부하는 성명을 내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올들어 중국 정부는 보다 비밀스럽고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개입에 나섰다. 증권거래소 관리들이 상장사 임원들에게 조용히 전화를 걸어 성명서를 내라고 종용한 것이다.
WSJ에 따르면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한 LED 회사 임원은 “선전증권거래소가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으라고 해서 성명서를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당국의 지시가 아니었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회사 임원들은 “선전증권거래소의 지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에대해 선전증권거래소측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 증권거래소는 대형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이 성명서를 내도록 조종했다. 최대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성명을 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시도다.
뿐만아니라 ‘국가대표팀’이라고 불리는 국영 금융기관의 주식 매입 전술도 보다 세심해졌다.
중국증권금융공사와 중앙회금투자공사로 이뤄진 ‘국가대표팀’은 지난해 증시 폭락 당시 대규모로 주식을 매입하며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은 이제 중국증권금융공사나 중앙후이진투자공사 명의의 계좌 대신 여러 소규모 펀드로 자금을 쪼개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다. 투자자들이 당국의 개입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국가대표팀’이 지난해 6~11월 1조8000억위안(약 331조원)을 주식 매입에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국가대표팀’은 증시 안정을 위해 중국 대형 은행, 증권사, 에너지회사 주식을 사들이는데 집중했다. 반짝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이를 알아챈 투자자들에 의해 나중에는 힘을 잃었다.
예를들어 지난해 7월 27일 투자자들은 ‘국가대표팀’의 타깃이었던 페트로차이나의 주가가 빠지는 것을 보고, 페트로차이나 주식을 맹렬하게 팔아치웠다. 중국 정부가 이날 더이상 주식 매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읽은 것이다. 이날 페트로차이나의 주가는 9.6%, 상하이종합지수는 8.5% 내려갔다.
하지만 최근 ‘국가대표팀’의 전술 변화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국 정부가 증시에 개입한 흔적을 발견하고 있다.
WSJ는 시장 분석가들은 중국 정부 조치의 효과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시장이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개방된 반면 여전히 중국 관리들이 통제권을 놓지 않아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 등도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은 중국 지도부의 경제 운용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ssj@heraldcorp.com

(사진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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