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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선거구 획정지연은‘정기행사’…一與多野 속 새누리 180석 부푼꿈?
선거 임박해서 주먹구구식 타결 예사
2004년 17대총선 D-37전 통과 최악
‘총선전 야권분열은 필패’ 설득력없어
與지지율 정체-양당체제 피로감 변수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H.카의 정의를 다시 꺼내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과거와의 소통 없이는 단 한시도 편안함을 누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역사의 위력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정기적으로 벌어지는 ‘이벤트’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쌓인 숫자들은 역사의 단편(斷片)이 아닌 추세를 형성하고, 그 추세는 다시 우리들에게 현재와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준다. 4년마다 한 번씩 수백, 수천만의 ‘역사적 증거’를 남기는 선거판의 내일을 전망할 때 과거의 경험이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는 이유다. 


▶‘차일피일’ 선거구 획정, 짧게는 20일에서 길게는 50여일 더 걸릴 듯=이 같은 과거의 힘에 기대볼 때, 지지부진한 선거구 획정 작업은 앞으로 최소 20여일에서 최대 50여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정치사에서 선거일이 임박해서야 극적으로 선거구가 획정되는 일은 ‘사상 초유의 사태’가 아닌 일종의 ‘정기행사’이자 ‘악습’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5대 총선(1996년 4월11일) 당시에는 선거를 73일 앞둔 그해 1월 27일에야 선거구 획정안이 담긴 선거법이 개정됐다. 그러나 놀라기는 이르다. 이는 아주 양호한 성적이다.

다음 16대 총선(2000년 4월13일)에서 선거구 획정안은 선거를 65일 앞둔 2월 8일 국회를 통과했고, 17대 총선(2004년 4월15일)에 이르러 이 기록은 ‘선거 37일 전(3월 9일)’이라는 ‘신기원’을 이룩한다.

이후 18대(2008년 4월 9일)와 19대(2012년 4월 11일) 총선에서도 국회는 각각 선거 47일 전(2월 22일), 선거 44일 전(2월 27일)에야 선거법 개정이 마무리했다.

매년 선거일 평균 53.2일 전에야 이른바 ‘경기장’이 완성되는 주먹구구식 선거를 치러왔던 셈이다. 이런 추이에 대입해 보면 올해 선거구 획정 작업이 마무리되려면 아직도 많은 날이 남았다. 13일 기준 4ㆍ13 총선까지 남은 날은 총 90일. 아직도 40여일을 더 기다려야만 본격적인 총선정국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속 새누리 희망 180석은 ‘어불성설’=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을 창당하면서 4월 총선은 일여다야의 구도 속에 치러지게 됐다. 총선 전 ‘야권의 분열은 필패’라는 공식에 힘입어 새누리당은 총선 목표로 180석을 말하고 있다. 180석은 국회 전체 의석수 300석의 5분의 3으로 국회선진화법 체제하에서 법안의 단독 처리가 가능한 의석수다.

야권 재편이 본격화하자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일여다야의 구도가 일방적으로 여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았다.

13대~15대 총선은 모두 일여다야의 구도 속에 선거가 치러졌지만,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13대), 민주자유당(14대), 신한국당(15대)은 모두 과반을 넘지 못하고 대패했다. 13대 총선에서는 DJ의 평화민주당이 70석, YS의 통일민주당은 59석, JP의 신민주공화당은 35석을 얻어 여소야대 구도가 성사되기도 했고 14대 총선의 경우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통일국민당이 31석을 획득해 여당을 위협하기도 했다.

신당으로 여권의 지지율이 옮겨가고 있는 현상 또한 새누리당의 180석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리얼미터가 발표해온 정당별 지지도 추이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집계된 이후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40% 이상을 기록하지 못하고 30% 중반에 머무른 상태다.

안 의원이 신당의 방향으로 합리적 개혁노선을 추구하면서 여권의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20년간 계속되어온 양당체제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도 예상치 못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슬기ㆍ장필수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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