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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걸리던 곳 돌아돌아 20분…남대문상인“상권 죽인다”분통
공원화 결사반대 플래카드 곳곳에
이렇게 복잡한데 누가 오나 푸념


“교통체증으로 남대문시장 상권 죽이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 결사반대”, “주민 참여 과정 없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사업,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 한 달째인 13일, 고가도로 공원화를 반대했던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는 여전히 공원화사업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고가도로는 이미 폐쇄됐지만, 갈등은 진행형이었다.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 한 달째인 13일 공원화사업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아직도 여기저기 걸려있는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모습.

기자가 만난 남대문시장 관계자들은 “교통체증에 적잖은 불편을 겪고 있다”며 저마다의 고충을 토로했다. 회현역 출구 부근 시장 초입에서 가방ㆍ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는 상인 김석우(46) 씨는 “(고가도로 폐쇄 전엔) 5분이면 명동을 지나갈 수 있었는데, 요즘엔 15~20분 걸린다”며 “공덕, 마포는 빙글빙글 돌아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상인들도 이런데, 차를 끌고 나온 시장 손님들은 더 접근하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인근에서 떡가게를 운영하는 다른 상인도 “남대문 상인들 태반이 회사원들 출근 시간에 맞춰 나오는데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퀵서비스 기사들의 불만이 하늘을 찔렀다. 10년 넘게 남대문시장을 오갔다는 배달기사는 “노후화로 인해 폐쇄하는거야 어쩔 수 없다지만, 예전에는 쭉 넘어가면 됐던 걸 요즘엔 다들 돌아가다보니 불편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가도로 인근 용산구 서계동 주민들도 불만을 토로하긴 마찬가지였다. 서계동에서만 28년째 살고 있다는 한 40대 중년 여성은 “오늘은 좀 한산한 편이지만 평소에는 차가 엄청 막힌다”며 “어제는 고가도로 인근에서 교통사고까지 나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걸 봤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서계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도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와 공원화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확실히 많은 건 사실이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상당하다”면서 “공원화 이후 서울역 노숙인들이 공원으로 유입될까봐 걱정하는 주민들도 적잖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원이 동네 주민을 위해서만 만드는 것도 아닌데 주차장 문제도 걸림돌”이라며 “기존에 주차장으로 활용되던 고가 밑까지 공원화 한다 하니, 주차시설을 어디다 만들 건지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와 공원화를 환영하는 분위기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서계동의 또 다른 주민은 “출퇴근길이 막히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꽉 막히진 않아 괜찮다”고 말했다.

특히 서계동 바로 옆 중림동 상인들의 관심이 컸다. 중림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초기에는 반발이 많았던 게 사실이지만 요즘에는 전체적으로 고가도로 폐쇄나 공원화 등에 긍정적인 분위기”라며 “봉제공장 등이 몰려있는 서계동 등과 달리 이쪽은 공원이 생기면 유동인구가 늘어나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 기대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인 듯 하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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