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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만에 최저가로 떨어진 국제유가, 배럴당 16달러까지 내려간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제 유가가 배럴 당 30달러 선까지 붕괴될 위기에 처하며 전 세계 경제에 암울한 전망을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유가 전망치를 내려잡고 있는 가운데, 배럴 당 16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5.3%나 폭락해 배럴당 31.41달러에 마감했다. 새해 들어 불과 6거래일 만에 15.2%나 떨어진 것으로 200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랜트유 선물 역시 6% 떨어진 31.55달러를 기록, 2004년 4월6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사진=게티이미지]

국제 유가가 끝모를 추락을 보이는 이유는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 경기가 침체함에 따라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CHS홀딩스의 에너지상품 애널리스트인 토니 헤드릭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중국”이라며 “중국에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고 최근의 약세 이유를 설명했다. 또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위트너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경착륙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중국이 수출 경쟁력을 높여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 절하를 단행하는 것 역시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내에서 원유와 같은 원자재 수입품의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수요가 더욱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애덤 롱슨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위안화 추가 절하가) 원자재 가격 약세의 새 장을 주도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에 이르게 할 수 있다”며 “단순히 위안화만으로도 배럴당 20-25달러의 유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위안화와는 반대로 강세를 보이는 달러 역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모건스탠리는 “달러가 5% 평가절상되면 오일 가격은 10∼25% 떨어진다”고 봤다.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2008~2014년 사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100달러 수준에 육박하면서 원유 공급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어났던 것이 뒤탈을 낳고 있는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감산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이란은 경제제재가 풀리면 시장 장악을 위해 원유 수출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OPEC의 과잉공급과 위안화 절하, 막대한 재고 등이 한 데 어울려 유가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며 국제유가의 바닥을 거론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줄줄이 유가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BoA메릴린치는 상반기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선으로 떨어지고 하반기에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 평균 WTI의 배럴당 가격은 48달러에서 45달러로,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은 50달러에서 46달러로 하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월가의 다른 투자은행들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으며,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16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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