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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發 경제위기 한국 강타]유가 20弗대…‘저유가 재앙’한국경제 덮친다
석유제품·석유화학 등 수출단가 급락


국제유가가 12년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20달러대에 진입하면서 초(超)저유가 현상이 우리경제에 ‘약(藥)’보다 ‘독(毒)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경제에 ‘저유가의 재앙’이 몰아칠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주로 도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주말 29.11달러를 기록, 이틀째 3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2014년 8월 두바이유 평균 거래가격이 101.9달러였던 점에 비추어볼 때 불과 1년 5개월만에 3분의1도 안되는 수준(28.5%)으로 떨어진 것이다.

두바이유 가격이 20달러대에 진입한 것은 2004년 4월7일(29.92달러) 이후 11년 9개월만에 처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올들어 10% 떨어진 배럴당 32~33달러에서 거래돼 이것 역시 12년만의 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은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경제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기업으로선 공장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을 낮춰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고, 가계 입장에서도 유류비와 교통비 등을 감소시켜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경제 전체적으로는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고 실질소득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어 소비촉진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국내 주유소의 휘발류값은 7년 만에 리터(ℓ)당 1300원 시대에 진입했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 부담도 크게 줄어드는 등 효과를 내고 있다.

최소한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저유가는 한국경제에 거의 항상 ‘축복’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 한국경제의 규모가 커지고 글로벌화가 심화하는 등 구조가 바뀌면서 저유가가 ‘재앙’을 몰고오는 역설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저유가가 한국경제에 이득을 가져다주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의 침체를 의미하는 ‘원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저유가는 중국의 경기둔화를 비롯한 세계경제의 침체로 인한 수요위축에서 비롯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전망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데, 최근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3%보다 0.4%포인트 낮춘 2.9%로 제시했다.

이로 인해 중동과 중남미 등 산유국들은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해 한국의 조선과 해외건설, 플랜트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집중, 신흥국들의 위기가 나타나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경제 부진과 저유가가 한국을 위협하는 경로는 수출이다. 지난 2014년 후반 이후 저유가가 본격화하면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등의 수출단가가 급락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품목인 석유제품은 36.6%, 석유화학 제품은 21.4% 감소했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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