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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화발 환율전쟁 본격점화…원달러 어디까지
원달러환율 장중 1200원 돌파...5년6개월래 최고
위안화 공격적 평가절하에 아시아 환율전쟁 제2라운드


[헤럴드경제=한희라ㆍ강승연 기자]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중국 위안화가 글로벌 환율전쟁의 전운을 고조시키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며 환율전쟁의 불씨를 키웠던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한 발을 뺀 가운데,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위안화 하락을 유도하면서 여타 국가도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거나 막바지 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달러화 강세, 위안화 약세, 엔화 약세 등 강대국들의 환율전쟁 속에 한국의 원화 환율은 초비상이다. 위안화 가치가 15% 절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한때 5년6개월만에 1200원선을 상향돌파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위안화발 환율전쟁=중국 위안화는 올들어 약세가 더 가팔라지며 글로벌 환율전쟁의 가장 큰 불쏘시개로 떠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올해 세계 경제에 제기한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가 위안화 약세에 따른 글로벌 환율전쟁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도 위안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면 아시아 신흥국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중국과 경쟁 관계인 베트남은 지난달 19일 동화 환율을 1% 평가절하했다. 베트남이 평가절하를 단행한 것은 지난해 8월 19일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베트남은 경기둔화에 중국 위안화 가치마저 떨어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재무장관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연쇄적인 환율전쟁에 불을 지필 것이라고 경고한 대목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그는 “중국을 모방한 통화절하가 이어지면 모든 국가가 같은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완전히 비뚤어진(frankly perverse)’ 환율전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세계경제 리스크 진단’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이 세계경기를 이끄는 힘이 약화된 상황에서 각국은 각자도생에 나설 것이며 이 과정에서 환율전쟁의 양상이 벌어지면 세계경제와 자국 회복세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문박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통화긴축의 강도가 더 세지기 전에 어떻게든 회복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각국의 시도가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올해동안 경쟁적 통화완화와 그 이면에 숨어있는 환율전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자원의존도가 높은 국가 및 중국과의 연관성이 높은 국가들도 통화완화가 전망된다”면서 호주,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주요 신흥국들이 올해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봤다. 달러 강세와 저유가 때문에 재정적자 압력이 큰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의 산유국은 경기부담 가중시 평가절하에 나서거나 심할 경우 페그제를 포기할 수 있다고 우려됐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태국 환율은 각각 9%와 10% 하락해. 베트남과 대만도 각각 4%와 6%씩 하락했다. 중국과 이들국가 관계는 무역파트너이자 경쟁자다.

유럽연합(EU)이나 일본 등 선진국 역시 부진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돈풀기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유로화가치가 달러와 동일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엔화도 올해 달러당 120엔 수준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 추이>
*자료=트레이딩 이코노믹스

위안화 절하는 양면의 칼날=하지만 위안화 평가 절하가 중국에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 정책결정자들의 고민이 크다.

중국 정부는 달러화를 따라 움직이던 위안화 환율이 중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 평가 절하에 나섰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 하락이 점쳐지며 중국에 들어온 외국계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동성 경색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중국의 외완보유액은 5126억6000만달러가 줄어 13.4%가 감소했다.

이런 분위기를 간파한 중국인들도 돈이 생기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사들이기 시작하고 있다. 11일 중국 언론들은 중국인들이 달러화를 바꾸기 위해 은행에 긴 줄을 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지만수 연구원은 ”중국 내 투기 세력도 큰 문제다. 위안화 절하와 달러 절상이 예상되면서 민간기업이 가진 돈을 달러로 가지려고 하고 있다. 수출대금을 달러로 가져와도 바로 환전하지 않고 쥐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인민은행도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시장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7%포인트 올리려면 달러대비 위안화가 6.6위안에서 7.7위안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통신은 ”지난해 8월 인민은행이 환율 절하를 선포한 후 위안화 5% 가량 절하했지만 만약 중국경제가 진짜 이익을 얻으려면 위안화는 14% 더 절하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6700억달러의 자본 유출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중국 정책자들의 관건은 위안화 절하시키는 동시에 대규모 자본 유출을 막는것이다.

때문에 중국 언론에서는 위안화 절하는 결코 중국이 바라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지지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방출했다. 이를 위해 투입한 돈이 지난해에만 5000억달러가 넘는다”면서 더이상 위안화 절하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원화 환율 1200대 돌파...위안화 동조화 가속 =한편 원화 환율은 위안화 가치 변화를 원화가 그대로 따라가는 동조화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의 고시환율 및 증시 움직임에 따라 원/달러 환율 흐름이 좌우될 것이라는 얘기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초반 전주말 종가대비 11.9원 올라 1210원을 돌파했다.

수출입은행(수은)은 ‘세계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보고서에서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220원정도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15년 9월 11일 기록한 1208원에 비해서도 1%가량 높은 수준이다.

수은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신흥국의 경제불안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연중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단 경상수지의 흑자 지속으로 인해 환율급등 요인이 일정부분은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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