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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가뭄 사우디, 애플 4배 규모 기업 시장에 내놓는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 아람코 상장을 검토 중이다.

유가 폭락으로 재정적자에 시달리자 자금 유입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2조5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의 기업가치 5430억달러보다 4배 가량 크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부황세자는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람코 상장을 검토 중”이라며 “몇 달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살만 부황세자는 “아람코 상장은 사우디 시장과 아람코에 모두 이득이다”라며 “경영 투명성을 더욱 높여 부패 가능성을 뿌리 뽑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33년에 설립된 아람코는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 중 하나로 천연가스전과 유전을 포함해 30조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살만 부황세자는 지난해부터 아람코 경영을 감독하고 있다.

아람코 상장 소식에 일각에서는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사우디가 부족한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가 980억달러(1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집계 사상 최대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15%에 해당한다. 올해 역시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870억달러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사우디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했고, 연료, 전기, 수도 등 공공요금을 전격 인상했다. 세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다. 이에 오일머니로 풍족한 경제를 누렸던 사우디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왕정마저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사우디가 시아파 성직자를 처형하며 이란과의 갈등을 키우고 있는 이유가 국민들의 왕가에 대한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삭소은행의 올레 한센 애널리스트는 “아람코를 상장하면 사우디는 현금도 모으고 시가총액이 세계 최대인 회사도 얻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도그마 캐피털의 다닐로 오노리노는 “아람코는 석유회사의 페라리”라면서 “석유비축량을 바탕으로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아람코의 가치는 2조5000억 달러가 넘는다”고블룸버그에 말했다.

아람코는 세계 석유 생산량의 12.5%를 차지한다. 지난해 아람코가 생산한 원유는 35억배럴이며 수출량은 25억배럴에 이른다.

아람코의 원유 비축량은 2680배럴로 기업가치가 3220억달러인 엑손의 11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생산 전체를 도맡는 아람코는 지난해 12월 하루 생산량이 1025만배럴로 엑손모빌(400만배럴)보다 2.5배 많다.

한편, 사우디는 모든 주요 국영기업에 대해 지분을 매도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6월부터 처음으로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에게 자국 증시를 개방하고 주식거래를 허용했다. 2014년 말엔 최대 은행인 국영상업은행에 대한 IPO를 실시해 6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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