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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소탄은 실패했지만…김정은은 성공했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세계의 최다 ‘검색어’로 부상했다. 비록 수소탄 실험에는 실패했을지 모르지만, ISㆍ중동 위기에 집중됐던 세계의 관심을 돌리고 자신에게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2~3년간 북핵 이슈는 상대적으로 세계인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부상과 이란 핵협상 등에 밀려났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에서도 북핵 문제는 그다지 이슈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핵실험을 통해 북한은 다시 전세계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의 핵 실험을 강하게 규탄하고 중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는 새로운 결의안 마련에 착수했다. 미국 대선의 유력 후보들도 ‘깡패’(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미치광이’(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과대망상증 미치광이’(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의 표현을 써가며 김정은을 비난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처음부터 국제 사회의 비난이 북한에 집중되는 상황을 노렸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8일로 33세 생일을 맞는 김정은 입장에서 본다면 축하할 일이 많다”며 “모두가 다시 그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지도부 감시’(North Korea Leadership Watch)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마이클 매든은 “김정은은 그가 가진 카드를 정확히 원하는 곳에 던졌다”고 평가했다. 국제 사회에 자신의 무력을 과시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고, 북한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개인의 이름을 알리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의 존 닐슨 라이트 아시아 프로그램 담당관은 “1960년 이래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정치와 전략적인 자율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개인 지도자의 명성을 높이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적인 관심을 북한으로 돌려놓음으로써 국제 사회, 특히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강요하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이가 어린 김정은 위원장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을 극복하려 핵실험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WP는 “김정은은 정권을 틀어진 지 4년이 지나도록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이 가진 신화적 아우라를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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