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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콜롬비아 앞바다서 찾은 20조원 보물선 주인은?
[슈퍼리치팀=천예선 기자] 300년 된 ‘스페인’ 보물선을 ‘콜롬비아’ 앞바다에서 ‘미국’ 탐사회사가 찾아냈다면 주인은 누가될까. 170억달러(약 20조원)에 이르는 ‘금은보화’가 실린 것으로 추정된 산호세 호(號)를 놓고 주인경쟁이 치열하다.

산호세 호가 발견된 것은 지난 해 11월 27일. 콜롬비아 북부 항구도시 카르타헤나 인근 해저에서 스페인 난파선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대포와 항아리가 수중 카메라에 선명하게 포착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708년 6월 8일 카르타헤나 인근에서 영국 전함의 공격을 받아 침몰한 산호세 호는 당시 군인과 선원 등 570명 외에 금화와 은화, 보석 등 신대륙에서 약탈한 보물을 가득 싣고 있었다. 금은보화의 개수만 무려 1100만개로 추산됐다. 

콜롬비아 해저에서 170억달러 금은보화가 실린 산호세 호가 발견됐다. 사진은 산호세 호와 무관.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지난 5일 현지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스페인 대형 선박 ‘산호세’ 호를 발견한 것은 사상 최대의 보물선 발굴일 수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무인 잠수정이 조사한 결과 돌고래 무늬가 찍힌 구리로 만든 대포와 항아리들이 잘 보존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산호세의 소유권. 미국과 콜롬비아, 콜롬비아와 스페인의 소유권 쟁탈전은 1981년부터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첫번째 싸움은 34년 전 콜롬비아와 미국 사이에서 일어났다. 당시 미국 인양회사 ‘씨서치아르마다(SSA)’는 콜롬비아 정부에 산호세 호가 침몰한 정확한 위치를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콜롬비아 정부는 보물에 대한 소유권을 SSA와 50대 50으로 나누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콜롬비아 정부는 ‘침몰선의 위치를 확인한 사람 또는 회사에 발굴된 유물에 대한 지분 50%를 인정’하는 해양법 조항을 파기하고 SSA에 지분 5%만을 인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콜롬비아는 수년 간의 소송 끝에 2011년 미국 법원으로부터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산호세의 보물 소유권은 일단락된 듯 했지만 이번에는 스페인 정부가 반발하고 나섰다. 산호세 소유권 분쟁 ‘2라운드’가 점화된 것이다. 

수중카메라로 찍은 산호세 호에서 나온 유물들

지난해 11월 5일 콜롬비아 정부가 산호세 호의 발견을 공식화한 일주일 후 스페인 외무장관 호세 매뉴엘 그라치아-마르칼로는 리베로-아메리칸 외무장관 서밋에서 산호세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콜롬비아 정부에 산호세 호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한다”며 “스페인은 산호세 호에 대한 소유권이 있고 콜롬비아와 우호적 협약을 맺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양국은 ‘의견 불일치’만 확인했다.

스페인 정부는 유엔 해양법을 앞세워 산호세 호의 소유권이 자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정부 관계자는 “산호세 호는 영국군에 의해 공격받아 침몰했고, 그 안에는 600명의 스페인 군인과 선원들이 타고 있었다”며 “유엔 해양법은 해군의 분묘지를 존중할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군의 공격을 받아 침몰했던 함선을 그린 그림.금은보화를 실은 보물선 산호세 호 침몰 이야기는 콜롬비아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대표작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 나오기도 했다.

콜롬비아는 2013년 자국 영해에서 침몰한 배를 국가유산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콜롬비아는 유엔 해양법 협약에 가입하고 있지 않아 스페인이 주장하는 유엔법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콜롬비아의 카리브 해에는 산호세 외에도 보물선이 6~10척 더 침몰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학자인 파비안 사나브리아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콜롬비아 인근 카리브해에 줄잡아 1000척의 배가 가라앉아 있으며 산호세는 이 가운데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이들이 찾아 헤맨 보물선”이라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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