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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의미는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 6일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것에 대해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공조체제를 재확인하고, 미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통화하며 다시 한 번 결속 의지를 다져 북한에 대한 군사적 제재 조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왔다.

게다가 박 대통령이 북한 핵실험에 대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언급하고, 여권이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뿐만 아니라 우리 측의 직접적인 군사 제재조치 가능성이 기정 사실화되어 왔던 상황.

이런 상황에서 거론되어 온 현실적인 군사적 옵션으로는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핵잠수함, 스텔스 전투기 등 북한이 위협을 느끼는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조기 구축 등이 거론돼 왔다.


이 중에서 우리 정부가 택한 조치는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이에 대해 군 전문가들은 가장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그만큼 대북확성기 방송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북확성기 방송은 북한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즉효약으로 꼽힌다.

북한은 4차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는 조건을 사실상 스스로 만들었다.

남북한이 작년 8월 북한 도발로 인한 위기를 극적으로 해소한 ‘8.25 합의’ 제3항은 남측이 “비정상적인 사태가 산생(産生)되지 않는 한” 모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고 돼 있다. 비정상적 사태가 벌어질 경우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한반도 안정을 뒤흔드는 비정상적 사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작년 8월 초 지뢰 도발로 위기가 고조됐을 때 북한을 강력히 압박하는 역할을 했다. 북한이 지뢰 도발을 한지 16일 만에 포격 도발을 한 직후 남측에 보낸 서한에서 요구한 것도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이었다.

주민의 눈과 귀를 막아야만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북한의 특성상 북한 신세대 장병의 마음을 파고드는 심리전은 매우 위협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한국의 발전상을 홍보하고 아이유의 ‘마음’을 비롯한 최신가요를 내보내며 최전방 북한군을 상대로 ‘심리전’을 벌였다.

반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한미동맹의 결속력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북한 측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는 점이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난 3차 핵실험 이후에도 이와 비슷한 방식을 선택했고, 북측으로부터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용은 많이 들지만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킬체인과 KAMD 운운 역시 북측에 즉각적인 위협을 주기엔 무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킬체인과 KAMD 구축 완료 시점은 오는 2023년경으로 예정돼 있어 이를 앞당긴다는 것은 우리 측 국방예산의 급증을 의미하나, 이에 대해 북한이 실질적인 위협을 느끼기에는 무리라는 평이다.

특히 이번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결정을 내린 국가안전보장회의가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골자로 하는 8.25 합의를 이끌어 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렸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남북은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사진>최전방에 배치된 대북확성기 방송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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