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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 소라넷의 ‘새빨간 거짓말’
요가강사 누드몰카 올린후
“합의에 의한 연출” 강변
검찰, 20대 대학원생 구속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이 ‘범죄의 온상’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요가 강사의 누드 몰카 영상과 사진을 소라넷에 올린 대학원생이 구속되면서 “소라넷 상의 영상과 사진은 합의해 찍은 연출작”이라던 소라넷 운영진의 항변이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연곤)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대학원생 양모(27) 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서울의 한 요가학원을 다니던 양씨는 요가 강사 A(여)씨가 수업을 모두 마친 후 수강생들이 없을 때 남자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뒤 양씨는 동영상 촬영 모드로 설정한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뒤 이를 남자탈의실 벽에 걸어 놓고 A씨의 탈의한 장면을 4차례에 걸쳐 찍었다.

그는 해당 영상을 캡처한 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소라넷 등 음란사이트에 올렸다가 소라넷을 내사 중이던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소라넷이 몰래 카메라나 강제 추행 영상을 유포하는 통로가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는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지인을 추행하고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소라넷에 올린 송모(32)씨가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인터넷에 자신의 동영상이 떠도는 것을 알게 된 피해자가 경찰에 진정서를 내면서 송씨는 검거됐다.

검찰은 소라넷에 떠도는 몰래 카메라 영상들이 대부분 피해자가 의식이 없을 때 촬영되거나 몰래 촬영되는 등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이뤄진데다 피해자의 인격과 존엄성에 미친 피해가 크다고 보고 피의자들의 ‘초범 여부’와 관련없이 구속 수사를 하는 등 엄정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두 사례의 피의자 양씨와 송씨 모두 전과가 없어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이들을 모두 구속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가 소라넷 폐지를 위한 청원운동에 나서고 경찰이 사이트 폐쇄를 위한 수사를 시작하자 소라넷 운영진은 “소라넷 내 영상과 사진들은 대부분 촬영자와 출연자가 사전에 합의하고 연출해 찍은 것들”이라며 “성인의 성적 취향에 따라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고 해서 사이트를 폐쇄하는 것은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이번 대학원생의 몰카 영상 사건으로 이같은 운영진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이 “소라넷 사이트 폐쇄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소라넷 사이트 폐쇄를 위한 경찰의 조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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