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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중동 발 ‘쌍중(雙中)’악재에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중국과 중동발 악재에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중동의 맹주를 자처해온 수니파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단교에 이어,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아진 까닭이다.

중국 상하이 증시는 올해 첫 거래일인 4일(현지시간) 급락세로 치닫다 7% 가까이 폭락했을때 서킷 브레이커(거래 일시정지)가 발동돼 장 마감까지 거래가 중단됐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했고 이어 유럽과 미국 등의 증시도 일제히 추락했다. 중국에서 시작된 증시 하락의 도미노가 지구를 한바퀴 돈 셈이다. 낙폭을 보면 아시아에서 한국 -2.16%, 일본 -2.43%, 홍콩(항셍) -3.62%, 유럽에서는 영국 -2.23%, 독일 -4.28%, 프랑스 -2.47%, 미국은 다우 -1.58%, 나스닥 -2.08%에 달한다.

4일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5032로 고시했다. 2011년 5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고 경쟁국들의 수출은 상대적으로 어려워지게 된다. 한국, 대만 등은 중국의 수출 경쟁국으로 꼽힌다.

게다가 이날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는 시장 예상에 못미치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중국 공장이 얼어붙으면 원자재를 공급하던 브라질, 호주,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수출국들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중국 경제가 나빠져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다고 하더라도 자금 유출 현상은 막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발 세계경제 악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신흥국에서 빼내 상대적으로안전한 자산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선진국도 중국발 폭풍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중국과 가장 가까운 선진국인 일본은 중국 경제가 수렁으로 빠져들면 큰 타격을입을 전망이다. 해외 의존도가 높아진 일본 기업은 이미 중국의 성장 둔화로 수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 또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줄어들 전망이다. 저물가로 고전하는 일본은 중국 수요 감소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으로 2%의 물가 목표 달성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경제가 연착륙에 실패하면 일본은 심각한 불황에 빠질 것으로 분석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해 11월 중국과 다른 신흥국의 성장 둔화가 일본 경제 전망에 최대 리스크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럽에도 파급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둔화로 아시아와 원자재 수출국 등의 성장이 둔화하면 이들 국가에 대한 EU의 수출도 감소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대 아시아 수출 증가율은 2010년 6월 31.4%에서 2015년 9월 -0.7%로 하락했다.

중국 위안화의 절하와 이에 따른 아시아 통화의 절하로 유로화 실효환율이 상승하면 유로존의 물가와 성장에 부담될 것이라고 국제금융센터는 덧붙였다.

피치는 중국 경제의 둔화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이 더 심해져 수요 감소와 저물가에 시달리는 유로존이 특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적은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중국의 경기둔화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적게 받는다는 평이다. 하지만, 중국 때문에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속도가 더뎌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는 작년 12월 미국 제조업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2로 조사됐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11월(48.6)에 이어 2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돈 것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중동발 불안도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는 악재다. 중동 석유생산 1, 2위국이자 수니파와 시아파를 대표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이 본격화되면 중동 지역 경제가 위축돼 이 지역에 공산품 등을 수출하는 국가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무엇보다 원유대국들간 물리적 충돌로 초저유가 상황에 변화가 일어난다면 성장둔화를 겪고 있는 세계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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