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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붙은 종파전쟁]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인터뷰…“미국 대 러시아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사우디 아라비아의 시아파 유력 인사 처형이 이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 피격, 사우디의 이란과의 외교 관계 단절로 이어지면서 수니파 대 시아파로 대립해 왔던 중동 맹주국들의 싸움이 향후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4일 중동 전문가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태로 촉발될 주요한 국제적 변화를 짚어 봤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우디-이란 갈등, 종파 갈등 부추기는 도화선 된다=“(이번 갈등은) 100% 종파 갈등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사우디는 7월 핵협상 타결을 굉장히 불쾌하게 여겼을 것이다. 그것은 이란이 79년에 혁명을 통해서 이란만의 소위 말하는 이슬람 신정주의 공화정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거를 하고 대통령도 5년마다 뽑는 나라가 된 것이다.

그런데 사우디 동쪽, 걸프 연안에 아와르라고 하는 유전지대에 시아파가 많이 산다. 이란 사람이 아닌 시아파 아랍인들인들이다. 이란이 국제무대에서 핵협상으로 국교정상화를 이루니 걸프를 걸쳐 이란의 영향력이 (사우디 아랍인) 내부에도 퍼지게 됐다.

그러면 사우디 입장에서는 내부에서 부화뇌동하지 않도록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데, 저유가로 복지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얻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강력한 경찰 국가와 비슷하게 가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시아파에 대한 검속이 한층 엄격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문제도 종파전으로 변할 수 있다=“(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악화로) 시리아 문제도 종파 문제의 성질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이란의 입장에서는 시리아 문제를 협상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란과 시리아, 러시아가 협력하고 있어 잘못하면 미국 대 러시아 혹은 서방 대 러시아 싸움으로 제 2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번질 수가 있다. 단순히 이란과 사우디 양자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IS는 반색=“제일 박수치는 것은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 IS일 것이다. IS는 그간 줄곧 (시아파 맹주국) 이란이 악의 근원이라고 얘기해 왔다.

사우디와 이란이 서로 싸우게 되면 IS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혼란과 공포의 아웃리치로 먹고 살기 때문이다”

▶동남아에서 종파 갈등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 못 해=“동남아 국가 다수는 수니파다.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민다나오섬 등 수니파가 지배적인 곳이 있는 만큼 동남아에도 종파갈등이 번질 수 있다”

▶예멘의 평화는 요원=“이란이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사우디가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다투던 구도에서 겨우 새해 정전협상을 벌이려고 했는데 지금 그 판이 깨져버렸다. 휴전과 정전 모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IS 사태 해결 원하는 미국은 한숨=“미국은 지금 미쳐버릴 노릇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든 IS를 무너뜨리기 위해 이란 사우디가 협력하는 판을 짜야 하는데 지금 사우디가 게임체인저로 나서면서 판을 깨버렸다”

▶사우디, 초강수 둔 배경은=“사우디가 판도를 바꾸겠다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금 국제사회서 사우디가 지고 이란이 뜬다는 얘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왕정 내부 분열에 대한 이야기나 알카에다 내부 문제에 저유가러 힘이 약해졌다는 등으로 사면초가가 된 상황이었다. 이러한 얘기가 있으니까 수니파 종주국 입지를 확인하려 한 것이다. 더욱이 지금 석유수출기구(OPEC) 내부에서 오일 감산 증산 능력을 가진 것은 사우디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올해 초 이란의 경제 제재가 완전히 해제되면 이란이 OPEC 내 증산과 감산 권력이 강해지고 사우디는 석유 생산량을 제어할 능력이 사라진다. 그 상황으로 가기 전에 재빨리 정치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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