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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우리경제는]전문가들 “경제 침체국면 진입…일본식 디플레 가능성”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우리경제는 지금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해 2%대 성장에 머물며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식 디플레이이션(deflation) 가능성도 높아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본지가 전직 경제관료와 학계, 관변 및 민간경제연구소의 경제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우리경제의 현주소다. 이런 평가는 우리경제가 점진적 회복국면 또는 정상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정부 평가와 크게 다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출과 소비, 투자가 동반 위축되면서 우리경제가 점진적 또는 본격적인 침체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현 경제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60%(12명)가 점진적 침체국면이라고 응답했다. 본격적인 침체국면이라는 응답이 10%(2명), 침체국면 속의 일시적 반등이라는 평가가 20%(4명)였다. 반면 점진적 회복국면이라는 평가는 10%(2명)에 불과했다.

전문가 10명 중 9명이 현 상황을 침체 또는 침체국면 속의 일시적 반등이라고 평가한 반면, 회복국면이라고 바라보는 전문가는 10명 중 1명에 불과했던 셈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꺾는 조사결과일 수 있지만, 상황을 냉정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경제 내부적으로는 저출산ㆍ고령화와 노후 및 고용 불안, 2017년 이후의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경기회복을 저해하는 구조적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수출은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둔화와 일본ㆍ유럽의 경기침체, 신흥국의 불안 등으로 회복에 힘겨움을 보이고 있다. 내수도 12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 부담으로 추가적인 확대가 어려운 등 경제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도 뚜렷이 나타나지 않아 미래가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리인하 등으로 성장세를 일시적으로 돌려놓을 수는 있지만, 구조적 요인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회복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인식은 성장률에 대한 설문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 75%(15명)가 2.5~3% 미만을 예측했고, 2.0~2.5% 미만을 예측한 전문가도 25%(5명)에 달했다. 3%대 성장을 예측한 전문가는 한명도 없었다. 지난해 추경 등 재정확대와 금리인하, 대대적인 소비진작책 등으로 성장률이 2%대 중반에 머물렀는데, 올해도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식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식 디플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45%(9명)의 전문가가 당장은 아니지만 중기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고, 이미 디플레 초기국면에 진입했다는 응답도 15%(3명)였다. 경제정책 여하에 따라 디플레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도 30%(6명)에 달했다. 전체적으로 디플레 가능성을 우려하는 응답이 90%(18명)에 달한 반면, 한국은 일본과 상황이 달라 디플레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은 10%(2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의 시각을 종합하면 우리경제가 이미 침체국면에 빠져 있고, 일본식 디플레 가능성도 있는 위기상황이라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재정 및 외환 등의 거시건전성 지표를 볼 때 우리경제가 당장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낮지만,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위기에 처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우리경제에 내포된 위기의 인자(因子)를 제거하기 위한 구조개혁이 시급한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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