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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슈퍼리치 결산]올해의 승자들 - 韓ㆍ美 자산증식 4인방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 선정 ‘올해의 승자들’…닮은듯 다른 4인방
-韓 서경배ㆍ임성기 회장…美 제프 베조스ㆍ마크 저커버그 CEO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 기자] 현대사회에서 거부는 대부분 주식부자들이다. 거대한 부를 가장 안전하면서도, 유통가능한 상태로 둘 수 있는게 주식이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보면 결국 한 해 가장 재산이 많이 늘어난 부자들의 대부분은 그해에 보유주식의 가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승리한 부자들이라 할 수 있다.

올해는 전세계 빌리어네어들에게 재앙의 시기였다. 산업구조의 변화와 중국의 경기둔화에 테러, 저유가, 연말에 이뤄진 미국의 금리인상등이 겹치면서 부자들의 자산이 많이 줄어들었다. 전세계 400대 부자들의 주머니에서 19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위기를 기회로 살려낸 부호들도 있다. 변화의 시기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미국과 한국의 부호들을 살펴봤다. 묘하게 오버랩되는 부분들이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왼쪽)과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한ㆍ미 재산증액차 12배= 블룸버그와 국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올 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불린 인물은 서경배(52)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임성기(75) 한미약품 회장이다. 

미국은 제프 베조스(51) 아마존 창업주와 마크 저커버그(31) 페이스북 창업주가 등극했다. 한국과 미국 최고 승자들의 재산증가액은 미국 306억달러(36조원), 한국 3조3939억원으로 무려 12배 가량 차이가 났다.

국내 재산증가 톱2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올 한해 보유 주식 가치가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서경배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 주식 가치는 9조2783억원(30일 종가 기준)으로 한 해 전보다 3조3939억원(57.7%) 늘어났다.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의 재산은 지난 1년새 2조2373억원(776.7%) 뛰었다. 작년 보유 주식 가치는 3048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2조672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한해 수조원대 기술수출 ‘대박’을 잇달아 터뜨린 것이 바이오산업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려 주가를 635% 폭등시켰다.

태평양 건너 미국의 경우 베조스 아마존 CEO가 올 한해 307억달러(36조원) 재산증가액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무려 두배가 뛴 것이다. 총 재산은 593억달러(69조6200억원)으로 세계 부호 4위다. 베조스 재산 증가는 아마존 주가상승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아마존 주가는 실적향상과 클라우드 사업 성장 등에 힘입어 올들어 116.74% 치솟았다.

베조스에 이어 2위인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올해 119억달러(약 14조원ㆍ34.5%) 재산을 불렸다. 총 자산은 464억달러(54조4700억원)로 세계 부호 8위다.
 
제프 베조스 CEO(왼쪽)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교묘하게 겹친 한미 4인방 =이들 한ㆍ미 억만장자 4인방은 올해 재산을 많이 불렸다는 점 외에도, 몇가지 공통점과 차이점이 발견된다.

특히 자산 용처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자산이 급증해 정점을 찍은 시기에 상당부분을 손자와 친인척등에 증여했다. 덕분에 임 회장의 손주 7명은 8000여억원에 달하는 주식 평가액으로 국내 미성년자 주식부자 1~7위를 독식하기도 했다. 

반면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자산이 정점을 달리는 시기에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딸 맥스의 출생을 기념해 자산 99%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유한책임회사(LLC) 설립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기부로 맥스가 살아갈 앞으로의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데 재산을 쓰겠다는 차원이다. 

두사람의 다른 선택을 두고 단순하게 잘했다, 못했다를 판단하기는 힘들다. 다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에선 “대한민국 부자들은 돈을 벌면 자식 줄 생각부터 하지만 미국은 사회에 환원한다”는 자조섞인 말이 나왔던 것은 사실이다.

한편 서경배 회장과 베조스 회장은 ‘직원 문제’로 곤혹스러웠다. 같은 ‘직원 문제’지만 내용은 엄연히 다르다.
먼저 서회장은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의 불미스럽고, 몰상식한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달 초 자사 남녀직원이 만취한 상태에서 아버지뻘인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서경배 회장이 21일 사과문을 발표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들은 만취 상태로 택시에 타 예약승객을 기다리는 기사에 승차거부를 운운하며 폭행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갑질’ 추태에 유독 민감한 한국 사회는 뜨겁게 반응했다. 다른 회사도 아닌 ‘K 뷰티’ 신화를 쓰며 아시아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추구해온 아모레퍼시픽에서 ‘가장 아름답지 못한‘ 일로 구설에 오른 것은 타격이었다. 이 사건은 중화권에도 전해지면서 아모레퍼시픽의 국제적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

반면 미국의 베조스는 가혹한 직원 처우로 비판받았다. 아마존이 기업 실적으로는 최고를 달성했지만 근무환경은 잔혹한 수준까지 전락했다는 지적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의 근무환경을 집중분석하며 “쌍둥이를 유산한 여직원이 수술 바로 다음날 출장을 떠나야 했다”며 가혹한 실태를 보도하기도 했다. 또 특허침해 등 각종 송사와 조세 회피 문제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를 반영해 미 유력경제 잡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매년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성과를 남긴 CEO’ 순위에서 지난해 1위였던 베조스를 87위로 추락시켰다. 기업 지속가능성에서 최하위 성적을 받은 것이 치명적이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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