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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홈, 터치로 움직이는 집] 주차장부터 부엌까지...‘터치’로 현실이 된 미래의 집
[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오후 7시. 퇴근한 A씨는 스마트워치에 ‘주차’ 명령을 내린다. 자동차는 알아서 간격에 맞는 주차를 한다. 현관으로 향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비밀번호를 누른다. 문 앞에 서자마자 ‘찰칵’ 문이 열린다. 집에 들어서자 스마트폰 와이파이로 거실 조명과 TV가 켜졌고, 자동으로 집안 온도도 적정 수준으로 맞춰졌다.

TV를 보던 중 화면 상단 바(Bar)에 ‘세탁 완료’ 표시가 떴다. 퇴근 길에 스마트폰으로 시작한 세탁이 끝난 것. 느릿느릿 세탁실로 걸어가 빨래를 꺼낸다. 세탁실의 온도와 습도는 따로 조절하지 않아도 된다. 온도조절기가 외부 환경에 맞춰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세탁실에 장착된 센서가 매일 적정한 온도를 ‘스스로 학습’한 결과다. 건조대에 빨래를 널고 있는데 현관벨이 울린다. 세탁기에 장착된 소형 TV가 현관에 설치된 카메라로 방문객을 보여준다. 



현관에서 방문객과 대화를 하던 중 스마트폰이 울린다. 세탁실에서 ‘수도가 새고 있다’는 알림이다. 습도 센서가 물을 감지한 것. 하지만 굳이 대화를 끊고 세탁실로 갈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 음성명령으로 수도를 잠글 수 있다.

오후 11시. 잠들 시간이다. A씨는 침대에 누워 스마트 워치에 ‘잘자’라고 말했다. TV와 침실의 조명이 꺼지고, 방의 온도도 취침 시간에 맞게 조절된다. 현관 문은 자동으로 이중잠금을 한다.

▶공상과학? 스마트홈은 현실= ‘스마트홈’ 시대가 성큼 다가왓다. 이제 집 밖에 있어도 TV나 냉장고 등 가전기기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하고, 집 안에서는 거실 TV로 모든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똑똑한 집’에 사는 게 가능해졌다.

스마트홈은 최근에 등장한 용어는 아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과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으로 주변기기를 통제하는 기능이 소개되면서 인구에 회자됐다.

이미 국내외 많은 업체가 다양한 가정에서 활용가능한 스마트 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구글이 32억 달러에 인수한 네스트랩스의 온도조절기는 이용자가 설정한 온도를 기억한다. 사용빈도가 늘어날수록 설정 온도를 학습해 집안 내 보일러, 에어컨 등 온도 관련 장치를 스스로 조절한다. 이 기기는 또한 각 계절에 맞게 온도를 설정해 난방비나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이제는 흔해진 로봇청소기는 이미 가사도우미처럼 집안 일을 하는 수준이다. 몇 차례만 집 안을 청소하다보면 스스로 집 구조와 가구의 위치 등을 저장할 수 있다. 옷장에 막혀 이동할 수 없었다면 다음 청소에서는 옷장 앞에서 방향을 전환한다. 충전이 필요할 때가 되면 스스로 충전기로 돌아가는 영특함도 가졌다.

스마트홈은 온도조절기, 로봇청소기, 스마트 냉장고 등 가정 내 모든 기기를 이용자가 스마트폰이나 TV로 일원화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용자들이 터치 뿐 아니라 음성인식만으로 집안 기기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고, 한 발 나아가 기기들이 스스로 최적의 상태를 제공하기도 한다.

▶성장하는 시장...소프트웨어 표준화 요구도= 이처럼 다양한 스마트홈 관련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사물인터넷(IoT)의 산업 수익 규모가 올해 624억 달러에서 2019년 1245억 달러로 약 2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 중 ‘스마트홈’의 예상 수익은 14억 달러로 사물인터넷 하위산업(스마트홈, 스마트카, 웨어러블, 산업인터넷, 스마트시티) 중 가장 낮았다. 가장 성장세가 밝은 곳은 웨어러블 분야였다. 이는 지난 4월 애플 워치 등 실제로 대중이 활용할 수 있는 기기가 출시돼 시장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사양산업이었던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스마트홈이 성장가능성이 높은 산업군임을 암시한다. SAP는 최근 사물인터넷에 연결된 기기의 수가 2015년 현재 182억대에서 2019년 421억대, 2020년에 500억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직은 시장이 크지 않지만 이미 스마트홈이 가능한 기기를 구축한 ‘얼리어덥터’도 적지 않다. 한국 스마트홈산업협회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4명은 태블릿과 스마트TV 등 스마트홈 구축에 필요한 디바이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스마트 기능을 가진 냉장고와 세탁기 등 백색가전을 보유한 소비자도 13.8% 가량이었다.

일부에서는 스마트홈 기기를 조작하는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다. 현재는 각 업체별로 기기와 소프트웨어가 제각각이어서 체감할 수 있는 편리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제조사가 하나의 앱으로 집 안의 기기를 원격 제어하는 방식이 요구되는 것. 이런 요구에 발맞춰 최근 각 제조사는 자사 제품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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