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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예측 2016 정유·조선·전자] 저유가 수혜 언제까지…정유·석유화학‘불안한 호황’
저유가 장기화땐 공급부족 초래
되레 국제유가 급증 씨앗될수도
디플레이션 영향 수익성 악화도



초저유가시대의 도래는 정유와 석유화학 업종에 기회인 동시에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저유가의 수혜를 받고 있는 이들 업종은 유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불안한 호황을 맞고 있다. 

급격한 유가 변동이 없다면 정유사는 2016년에도 전년 못지 않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그러나 유가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은 정유와 석유화학 업종이 올해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정유업계는 2015년 5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1년 이후 4년만의 최대실적이다. 과거에는 저유가가 정유사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저유가로 인한 소비 증대 효과와 높은 정제마진으로 오히려 반대가 됐다. 특히 최근의 저유가는 공급과잉에 따른 것으로 2008년 수요 감소로 유가가 하락한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급격한 유가 변동이 없다면 정유사는 2016년에도 전년 못지 않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손실이 늘어나는 것이 문제지만, 현재는 실적의 키를 쥐고 있는 정제마진이 높게 유지되면서 이를 상쇄하고 있다. 복합정제마진은 최근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배럴당 1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 하락에 따라 중국과 중동 주요 기업의 설비 증설이 지연되거나 중단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또한 미국의 원유수출 허가, 1월 이란의 원유수출 본격화 등 원유 구매처가 다변화 되는 것도 수익성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원유 수입선이 다변화되면 그간 중동 산유국들이 한국이나 일본정유업체에 더 비싸게 원유를 공급한 ‘아시아 프리미엄’도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는 정유시설 고도화, 원유수급처 다변화 등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석유화학 부문도 강화하는 등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석유화학 업종 또한 2016년에도 유가 하락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우선 주요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동반 하락으로 인한 원가 절감 효과가 크다. 국제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은 천천히 떨어지는 후행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저유가 수혜를 입는 것이다.

특히 석유화학업계는 원유를 정제해 나오는 나프타를 분해해서 만드는 에틸렌 시황이 호조다. 에틸렌 호황은 고유가 시대에 중국이 적극 증설에 나섰던 CTO(coal to Olefin), MTO(Methanol to Olefin) 등의 사업이 최근의 유가하락 속에 표류하면서 에틸렌 수급균형이 깨진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석탄 또는 천연가스로부터 화학제품을 분해해내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이들 설비는 유가가 비쌀 때 경쟁력이 있는데 저유가로 인해 사업의 수익성이 약해지자 중단된 것이다.

이동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향 안정화 기조 속에 중국 CTO/MTO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향후 2~3년간 대규모 신증설이 제한되면서 국내 나프타크래커 등 원재료 수직통합 석유화학 업체의 실적은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가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은 정유와 석유화학 업종이 올해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저유가가 장기화될수록 신규 생산 능력이 축소되어 향후 구조적인 공급 부족을 초래해 유가 급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특히 향후 저유가에 따른 디플레이션, 수요감소가 나타날 경우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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