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듀 2015 올해의 판결] 한국인의 삶 바꾼…간통죄 폐지부터 김신혜 재심까지
- 법조계ㆍ학계 주요인사 대상 본지 설문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현일ㆍ김진원 기자] 올 한해 대한민국 사법부는 국민 생활과 우리 사회에 이정표가 될 만한 굵직한 판결을 세상에 내놓았다.

면면을 살펴보면 간통죄 폐지를 시작으로 무기수 김신혜(38)씨에 대한 재심 결정까지 그 파장이 결코 작지 않은 것들이었다. 헤럴드경제는 법조계와 학계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판결을 물어봤다.

‘정의의 여신’ 디케(Dike)의 모습. [출처=게티이미지]

▶간통죄 위헌…이혼 풍속도 변화=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헌법재판소의 간통죄 위헌 판결을 1순위로 꼽았다. 간통죄는 1953년 우리나라 형법이 제정될 때부터 60년 넘게 우리 사회의 남녀ㆍ부부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그러나 올해 2월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간통 혐의로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던 1770명이 자유의 몸이 됐고, 이혼 과정에서도 불륜 증거를 찾아 위자료를 더 많이 받는 방향으로 바뀌는 등 소송 문화 역시 달라지기 시작했다.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법조계 메가톤급 파장= 송덕수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내린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 판결’을 선정했다. 송 교수는 “이 판결에 의해 성공보수 약정이 무효로 되고 그 결과 전관예우의 중요수단의 하나를 제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발표 즉시 법조계에도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대한변협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것”이라며 대법원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위헌심판을 청구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긴급조치 발동 국가배상 책임 인정…하급심의 소신=한택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은 ‘긴급조치 9호’ 발동에 대해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지난 9월 서울중앙지법 판결을 올해의 판결 중 하나로 선정했다. 당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대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뒤집고 하급심에서 국가배상 책임을 모두 인정했다. 한 회장은 “상급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재판관의 직업적 소신과 양심에 따른 독립된 판단이었다”고 평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김신혜 재심 결정…무기수 첫 사례= 김한규 서울변회 회장은 김신혜씨에 대한 재심 결정을 올해의 판결로 지목했다. 김 회장은 “일반 형사사건에서, 그것도 무기수에 대한 첫 재심사례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지난 11월 존속살해와 사체 유기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5년째 복역 중인 김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관의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등이 발견됐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는 2000년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적법…경제민주화 되살려=서완석 전국법과대학교수회 회장은 같은 달 있었던 대법원의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에 대한 판결을 1순위에 올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한 지방자치단체의 영업규제는 정당한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회장은 “사문화됐던 경제민주화 헌법조항을 대법원이 판결문에 적시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산케이 지국장 판결…언론 보도의 자유 확인=검사장 출신 박영관 변호사는 지난 17일 있었던 가토 다쓰야 산케이 전 서울지국장 판결을 꼽았다. 박 변호사는 “공인에 대한 언론 취재와 보도 자유의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가토 지국장은 국내 한 언론을 인용,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산케이 기사는 부적절한 점이 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자유의 보호 영역에 포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이번 판결은 급변하는 한ㆍ일 양국간 정세와 맞물려 관심이 집중됐다.

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