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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소비자물가 0.7%, 역대 최저치…12월 물가는 16개월만에 최고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2015년 소비자물가가 0.7% 올라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에다 전반적인 수요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1%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디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015년 소비자물가는 전년에 비해 0.7% 오르는 데 그쳤다. 연초에 갑당 2000원씩 오른 담뱃값 인상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효과 0.58%를 제외하면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사실상 정체한 것이다.


12월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1.3% 상승하면서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 2014년 8월(1.4%) 이후 1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유류가격과 공업제품, 전기ㆍ수도ㆍ 가스 등 관련제품 가격히 하락하면서 연간 물가상승률을 낮췄다.

0.7%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통계청이 전국 물가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50년만의 역대 최저치이다. 한국은행이 서울지역 소비자물가지수를 집계한 1945~1963년까지를 포함하면 풍작으로 쌀값이 떨어져 물가가 3.6% 떨어졌던 1958년 이후 57년만의 가장 낮은 기록이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에 나서기 시작한 이후 이처럼 낮은 물가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경제개발 이후 소비자물가가 0%대에 머문 것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 환율이 급락했던 1999년(0.8%)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1999년에는 환율이 급등락하는 예외적인 경우였고, 이번엔 유가하락과 수요부진이 동시에 겹치면서 나타났다.

2015년 품목별 물가등락을 보면 휘발류(-17.3%)와 경유(-20.5%), 자동차용 LPG(-23.4%), 등유(-26.2%) 등 유류가격이 큰폭으로 하락하면서 관련 공업제품과 교통 및 전기ㆍ 가스료 등을 끌어내렸다. 반면 전세(3.6%)와 월세(0.3%) 등 서비스료는 올랐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 기여도를 보면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 전기ㆍ수도ㆍ가스료 등을 포함한 상품부문의 물가가 전체 물가를 0.31%포인트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 반면, 집세와 공공 및 개인서비스 등 서비스부문의 물가는 1.01%포인트 올리는 역할을 했다.

새해 물가는 유가하락의 기저효과가 약화하면서 1%대 초~중반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새해 물가 상승률이 1.5%로 올해의 2배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고, LG경제연구원은 수요정체로 1.2%의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수출 및 내수 위축으로 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등 저성장이 본격화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우리경제에 드리웠던 경기침체 속의 물가하락을 의미하는 디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할 경우 소비자에게 일부 혜택이 있을 수 있지만, 경제 전체적으로는 물가 기대심리가 낮아지면서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통화 및 재정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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