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수시로 재계를 향해 청년 일자리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압박한 덕에 일자리 수가 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청년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질높은 일자리’의 수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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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5년 13개 주요 그룹사는 기존 계획에 비해 10.1%(약 1만명) 증가한 10만3000여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SNS에서 취준생들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진영안(30ㆍ가명) 씨는 “도대체 늘었다는 일자리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찾질 못하겠다고 전해달라”며 “주변에서도 대기업 취직은 포기하고 중견ㆍ중소기업으로 눈을 낮춘 친구들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조사 결과도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2010~2014년 5년간 10대 재벌의 만 29세 이하 청년고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10대 그룹사 전체 직원 중 계약직 비중은 2.2~6%인 반면 만 29세 이하 청년층의 계약직 비중은 3.6%~10.5% 수준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호기안(29ㆍ가명) 씨는 “내로라하는 4년제 대학 나왔는데 아무데나 취업할 수는 없지 않냐”며 “청년 일자리 늘린다고는 하지만 늘어난건 죄다 비정규직인데다 이 역시 경쟁이 너무 심해 아직도 취업 준비 중”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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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주요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일자리 통계에서는 경기 침체로 인한 일자리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사업장 3만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채용인원은 61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0명(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으로는 금융ㆍ제조업 부문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한 신규 채용 감소가 꼽혔다.
이처럼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이 한없이 줄어들면서 올 한해 일할 곳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청년들의 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내년이라고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니다.
최근 대통력 직속 청년위원회가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의 인사담당자 3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인사담당자의 35.8%는 내년 신규채용 규모가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올해와 비슷할 것이 응답한 비율은 55.6%였다. 반면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8.6%에 그치며 더 치열해진 ‘질좋은 일자리’ 찾기 경쟁을 예고했다.
재취업을 준비 중인 김나래(27ㆍ여, 가명) 씨는 “청년 일자리를 늘린다는 구호와 현실이 서로 헛돌아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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