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클로징2015] 취업하고픈데…‘일’없었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 심민태(29ㆍ가명) 씨는 대학 졸업후 2년간 꼬박 해온 취업준비를 다가오는 2016년에도 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면 앞이 캄캄하다. 언론에서는 연일 일자리가 늘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고 한다. 대기업 일자리는 인턴이나 계약직 채용이 크게 늘어난 게 대부분이고, 중견ㆍ중소기업은 눈에 띄게 채용 공고가 줄다보니 지원서 쓸 곳을 찾는 것도 일이라는 것이 심 씨의 설명이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수시로 재계를 향해 청년 일자리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압박한 덕에 일자리 수가 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청년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질높은 일자리’의 수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5년 13개 주요 그룹사는 기존 계획에 비해 10.1%(약 1만명) 증가한 10만3000여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SNS에서 취준생들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진영안(30ㆍ가명) 씨는 “도대체 늘었다는 일자리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찾질 못하겠다고 전해달라”며 “주변에서도 대기업 취직은 포기하고 중견ㆍ중소기업으로 눈을 낮춘 친구들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조사 결과도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2010~2014년 5년간 10대 재벌의 만 29세 이하 청년고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10대 그룹사 전체 직원 중 계약직 비중은 2.2~6%인 반면 만 29세 이하 청년층의 계약직 비중은 3.6%~10.5% 수준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호기안(29ㆍ가명) 씨는 “내로라하는 4년제 대학 나왔는데 아무데나 취업할 수는 없지 않냐”며 “청년 일자리 늘린다고는 하지만 늘어난건 죄다 비정규직인데다 이 역시 경쟁이 너무 심해 아직도 취업 준비 중”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여기에 주요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일자리 통계에서는 경기 침체로 인한 일자리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사업장 3만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채용인원은 61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0명(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으로는 금융ㆍ제조업 부문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한 신규 채용 감소가 꼽혔다.

이처럼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이 한없이 줄어들면서 올 한해 일할 곳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청년들의 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내년이라고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니다.

최근 대통력 직속 청년위원회가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의 인사담당자 3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인사담당자의 35.8%는 내년 신규채용 규모가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올해와 비슷할 것이 응답한 비율은 55.6%였다. 반면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8.6%에 그치며 더 치열해진 ‘질좋은 일자리’ 찾기 경쟁을 예고했다.

재취업을 준비 중인 김나래(27ㆍ여, 가명) 씨는 “청년 일자리를 늘린다는 구호와 현실이 서로 헛돌아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