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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소스 ‘I·SEOUL·U’가 갖는 의미는?

새로운 서울브랜드가 선정된 지 두 달이 지났다.

지난 10월 28일, 시민심사단과 전문가심사단,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합산투표에서 총 58.21%를 획득하여 경쟁 후보인 ‘SEOULMATE’(24.98%)와 , ‘SEOULing’(16.81%)을 제친 ‘I·SEOUL·U’가 공식 서울브랜드로 선포된 이래 그 동안 여러 가지 논란이 존재해왔다.

영어사용, 디자인 등 브랜드 자체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선별과정 및 관련 행정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대의견이 있었으나, 서울시의 여유 있는 대응과 서울브랜드추진위원회의(이하 ‘브랜드위원회’) 적극적인 해명 등을 통해 현재는 비교적 잠잠해진 상태이다.

표면적인 논란은 일단 가라앉은 상태지만 아직 ‘I·SEOUL·U’ 브랜드에 대하여 의문을 표하는 시민은 많이 남아 있다. 왜 서울시는 기존의 브랜드를 교체하였으며, 새로운 브랜드는 기존의 브랜드와 어떤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을까?


■‘Hi! Seoul’ 브랜드의 교체

지난 2002년에 선정 된 이래 무려 13년간 사용되면서 서울 시민들에게 매우 친숙하게 자리잡은 ‘Hi! Seoul’ 브랜드가 교체된 이유는 무엇일까?

브랜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월 진행 된 브랜드연구에서 기존의 ‘Hi! Seoul’ 브랜드는 서울만의 특색을 잘 나타내지 못하며, 관 중심의 관점이 느껴진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브랜드위원회에서는 ‘Hi! Seoul’을 ‘2세대형 도시브랜드’로, 새로운 브랜드인 ‘I·SEOUL·U’를 ‘3세대형 도시브랜드’로 규정하고 있다. ‘3세대형 도시브랜드’는 ‘이해’보다 ‘해석’에 중심을 두고 있으며, 다양한 해석 및 활용이 가능하도록 오픈소스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브랜드위원회의 설명은 급속도로 발전한 서울의 ‘도시마케팅’ 개념이 반영돼 있다고 할 수 있다.

▲ 도시브랜딩 경향성의 변화 (자료출처: 서울시브랜드위원회)

2002년에 “Hi! Seoul”이 최초로 도입되었을 시점에는 ‘도시브랜딩’이나 ‘도시마케팅’은 생소한 개념이었다. 이 시점에서 한국의 도시브랜딩 개념은 대체로 일반 상품에 대한 기업의 브랜드 전략을 그대로 차용한 것에 가까웠다. 이를테면 도시를 하나의 상품으로 간주하고 다른 도시와의 차별점을 부각시키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서 브랜드를 만든다는 맥락이다.

그러다가 박원순 시장 출범 이후인 2014년 10월에는 서울브랜드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다시 한번 매우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세련된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세련된 디자인을 기반으로 도시의 정체성,  시민의 인식, 소스의 확장활용 등 추상적 개념까지 담아내는 것’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후 브랜드위원회의 도시브랜딩 전략은 도시를 일종의 상품으로 단순하게 취급하는 것에서 벗어나 ‘서울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바로 ‘3세대형 도시브랜드’이며, 서울시의 새로운 도시브랜드, ‘I·SEOUL·U’인 것이다.


■ 오픈소스 ‘I·SEOUL·U’의 미래

물론, ‘오픈소스로 활용되는 브랜드’라는 것이 아직은 조금은 낯선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관(官)의 입장에서 보이고 싶어하는 도시의 면모를 강조하는 유일한 공식엠블렘’이 되기 보다는, ‘민(民) 개개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도시의 모습을 다양하게 표출하는 개념’이 되겠다는 새로운 브랜딩 개념이 아직은 어느 정도 생소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야심찬 목표가 아니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새로운 브랜드 ‘I·SEOUL·U’는 현재 브랜드 이미지 이상으로, ‘도시브랜딩이란 과연 무엇이며, 일반적인 상품 마케팅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에 하나의 해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만하다.


엄윤선 기자 (u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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