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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흘만에 28℃→-1℃… 지구촌 기후 ‘미지의 극단’으로 간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전례 없는 기상이변과 재해로 세밑 지구촌에 살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소 43명의 사망자를 낸 토네이도가 물러난 뒤 곧장 맹추위가 몰아닥쳤고, 영국과 남미에서는 폭우가 쏟아져 수많은 주민들이 대피했다. 황사로 시름한 중국은 북부 지역에 60여년만의 한파가 덮쳤지만 연료 부족으로 떨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로 인해 인류가 이전에 경험해 본 적 없었던 ‘미지의 극단적 날씨’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극과 극을 오가는 날씨는 미국 댈러스 지역 수은주의 움직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댈러스의 기온은 26일(현지시간)에는 28℃까지 올라가 여름을 방불케 했지만, 27일 ‘살인 토네이도’가 강타하면서 5℃로 뚝 떨어졌다. 그리고 28일 오전에는 -1℃까지 하락했다. 불과 사흘 사이에 기온 편차가 30℃ 가까이 난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기상청 등 기상 당국은 28일 댈러스를 포함한 중남부 텍사스 주와 오클라호마 주, 중서부 뉴멕시코 주에 이날 밤까지 심한 눈보라가 불 것으로 예보했다. 세 지역의 적설량은 최대 33c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뉴멕시코주는 이미 40㎝ 이상의 적설량을 기록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가뜩이나 성탄절 연휴의 폭우와 강풍으로 피해 복구가 시급한 상황에서 본격적인 추위마저 찾아들자 이재민과 주민들은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았다. 토네이도로 인해 미국 중남부와 중북부 지역에서 최소 4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1개의 토네이도가 덮친 텍사스 주 북부 지역에서는 가옥과 건물이 2000 채 가까이 파손됐으며, 정확한 집계가 끝나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월 내내 황사로 신음했던 중국 베이징은 이번에는 한파로 고생하고 있다. 중국 북부지역에 64년만의 한파가 몰아닥친 데다, 황사가 계속되면서 LNG 수입이 지체돼 난방 연료가 부족한 상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공공기관과 대형마트 등의 실내 온도를 14℃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SCI 인터내셔널의 애널리스트 리우광빈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추운 날씨와 LNG 수입에서의 문제가 최근 공급 부족의 원인이다”라며 “이런 상황은 한 달 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더욱 추운 시기를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남미는 눈 대신 내린 성탄절 폭우로 인해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등 여러나라에서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홍수를 겪었다. 피해가 가장 큰 파라과이는 저지대 난민촌의 주민을 포함해 13만 명이 대피해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우루과이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도 수만 명이 대피했다.

영국 역시 주말 사이 내린 폭우로 중부 일대에서 3000여 가구가 침수됐다. 요크시에서는 건물 500개동이 침수 피해를 당했고, 리즈와 맨체스터에서는 각각 1000여 가구와 1100여 가구가 홍수 피해를 입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한 뒤 요크를 찾아 군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데이비드 루크 환경처장은 BBC라디오에서 “우리는 ‘기존에 알고 있던 극단의 시대’에서 ‘미지의 극단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며 기존의 홍수 대처 방식을 완전히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 기후의 주범으로 ‘슈퍼 엘니뇨’와 ‘라니냐’를 꼽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이상 기후를 유발하는 현상이고, 이와 반대로 라니냐는 적도 무역풍이 평년보다 강해져 차가운 해수가 상승함으로써 동태평양에서 저수온이 심해지는 현상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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