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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황당무계 열전 ②]IS의 공포도 돈벌이로 악용…테러를 ‘여행상품’으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2015년은 언론을 장악한 것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였다.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사건에서부터 11월 130명이 숨지는 파리테러 사건까지 일으키면서 IS는 전세계의 적이 됐다.

전세계로 퍼진 공포와 분노만큼 IS와 엮인 웃지 못할 해프닝도 다수 발생했다. 

▶ 성관계 도중 “ISIS가 좋아, ISIS는 굉장해” 고 외치는 소리 듣고 경찰에 신고한 80대 노인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 주의 82세 노인이 “우리 마을에 테러리스트가 있는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자기 거주지 주변에서 한 여성이 성관계 도중 “ISIS가 좋아, ISIS는 굉장해”라고 외쳤기 때문. 출동하기도, 하지 않기도 난감한 경찰은 노인에게 “반복적으로 그렇게 외치면 신고하라”며 “신고정신이 조금 지나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소식을 들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래딧(Reddit) 이용자들은 “이집트 신(ISISㆍ이시스 여신)이 경외롭게 느껴졌나보다”, “예외적인 이슈인만큼 신고해야 하는 문제 아닌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 “IS가 유적 파괴하는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 분쟁을 상품화한 러시아

테러를 ‘여행상품’으로 팔겠다는 황당한 회사도 등장했다. 러시아 여행사인 ‘메가폴리스 쿠로트(Megapolis Kurort)은 내년 5일 간 IS 분쟁지역을 ‘관광’할 수 있는 “아사드 투어”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관영매체 러시아투데이(RT)가 지난 12일 전했다. 해당 상품은 IS와 내전으로 인해 쓰러져가는 시리아의 실태와 IS가 파괴한 유적지들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당 여행사는 설명했다.

시리아 내전과 IS 테러행태를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우려에 메가폴리스 쿠로트는 “한 번쯤 자연재해나 전쟁지역 등을 방문해 잊지 못할 모험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짜릿함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여행상품일뿐”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사는 이미 러시아 주재 시리아 대사관에 연락해 여행허가를 받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 그들이 ISIS 가입을 희망한 이유…“자선단체가 내 고양이 잡아갔다”ㆍ“남성이 차별받는 시대”

얼토당토치 않은 이유로 IS에 가입을 희망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지난 6월 미국 네브래스카 주(州) 오마하 시의 한 40대 남성은 한 시민단체가 자신의 고양이를 뺏어갔다는 이유로 IS에 가입하겠다고 주장해 경찰에 체포됐다.

네브래스카 인권 사회(NHS)은 당시 고양이를 학대하고 있는 남성을 발견하고 보호차원에서 고양이를 데려갔다. 이에 남성은 분노해 단체에 전화를 걸어 “IS에 가입해서 단체 사람들을 모두 쏴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경찰은 남성을 테러협박 혐의로 체포했다.

지난 1월 터키의 시리아 접경도시에서 한국인남성 김모 씨(18)가 실종돼 한국이 발칵 뒤집혔다. 터키 현지언론과 국내 수사당국은 김군이 IS에 가입하기 위해 터키에 입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후 김 군의트위터를 통해 그가 IS 조직원과 메세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트위터에 “요즘 시대는 남성이 반대로 차별받는 시대”라며 “난 페미니스트가 싫다. 그래서 ISIS가 좋다”고 밝히며 IS 가입 의사를 나타냈다.

▶ ‘태어날 때부터 ISIS였는데’…억울한 사람들

이름이 ISIS라는 이유로 피해를 입은 이들도 있다. 이집트 지혜의 여신 이시스(ISIS)의 이름을 딴 미국 제약회사, 서점, 가발업체 등은 IS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봉변을 당했다.

미국의 ISIS제약회사는 결국 지난 18일 이름을 변경했다. ISIS 제약회사는 테러단체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지난 11월 파리테러 사태 이후 주가가 폭락했다.

지난 11월 미 콜로라도 주 덴버 시에 있는 한 서점은 가게에 불량배들이 가게를 뒤엎는 등의 곤란을 겪었다. 각종 종교 서적을 팔고 미국 샤머니즘에 관한 연구 자료를 판매하는 이 가게는 사람들로부터 이슬람 와하비즘 서점으로 오해를 받아 가게가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서점 주인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사용하는 ISIS는 이집트 여신의 이름이다”고 해명했다.

같은 달 샌프란시스코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아이시스(ISIS) 안챨라는 페이스북으로부터 계정을 차단당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11월) 16일 계정에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페이스북에 3차례에 걸쳐 캡처화면과 여권 사본을 보냈다”며 “하지만 그들은 나를 테러리스트로 생각했다”고 호소했다. 페이스북은 트위터가 그가 올린 글을 확인한 뒤에야 실수를 인정하고 정정했다. 얀찰라와 마찬가지로 이름이 ISIS인 이들은 지난 8월 온라인을 통해 ‘테러단체를 우리 이름으로 부르지 마라’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때 5만 6800여 명이 서명에 참가했다.

한편, 지난 11월 파리테러 사태 이후 테러단체 IS를 속되게 부르는 표현인 다에쉬(Daesh)로 부르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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