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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라ㆍ커피 값 보다 싸진 유가 “일시적인 횡재?”…상품지수 16년만에 최저수준 폭락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미국 금리 인상으로 상품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면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이 올들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원유, 금, 구리 등 22개 원자재 선물 가격을 반영하는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올들어 지난 18일까지 26% 하락했다.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지난 17일 76.6045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16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사진=게티이미지]


22개 원자재 가운데 면화 한개를 제외하고 모든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천연가스는 50%, 가장 적게 떨어진 설탕은 6%였다.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올해까지 5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상품지수에 투자된 금액은 한때 4000억달러에 달했지만 지난 10월 기준 2195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중개 업체 중 하나인 트라피구라의 크리스토프 살몬은 “원자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품 시장의 침체는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 강세에 따른 것이다. 게다가 돼지고기 선물의 경우 돼지고기 생산량 증가로 하락세를 보였고,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인해 천연가스도 고전하고 있다. 면화의 경우 올해 수확량 감소로 유일하게 3.6% 상승을 기록했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휘발유 가격은 커피값보다 싸졌다. 하지만 이같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 개선에는 효과가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달러로 내려갔다. 갤런당 2.15달러인 스타벅스 커피보다 싸다.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인해 올해 기준 운전자당 550달러, 전체 미국 운전자로 따지면 1000억달러를 아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소비 지출은 3.8%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4.9%에 비하면 줄어든 것이다. WSJ는 “소비자들은 유가 하락을 일시적인 횡재로 여길 뿐”이라며 “소비보다는 저축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개인저축률은 지난 10월 기준 최근 3년새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사상 최저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유가 하락은 내년에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감산 합의에 실패했고, 내년 초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리면 원유의 추가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1985년 이후 30년 중 60%는 배럴당 평균 30달러 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WTI가 배럴당 평균 10달러대였던 해는 9개년도, 20달러대는 9개년도로 전체 30년 가운데 18년(60%)이었다. 전체 30년간 국제유가의 평균은 배럴당 42.5달러였다.

국제유가는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급등했다. 2003년 배럴당 평균 31달러에서 2004년 41달러, 2008년 100달러에 이르기까지 매년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2009년에는 배럴당 62달러로 폭락했다. 국제유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 배럴당 145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0년간 최저치는 지난 1986년 3월 31일 기록한 배럴당 10.42달러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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