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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돌풍에 스페인 양당체제 30년만에 붕괴…차기 총리는 오리무중?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30여년간 스페인을 지배했던 양당체제가 30대 돌풍에 무너졌다. 긴축경제와 집권여당의 부정부패 등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스페인의 구체제를 무너뜨린 것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의석 과반수 획득에 실패한데다, 신생 정당이 득세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차기 총리가 누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0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총선거 초히종 개표 결과 350석 정원인 하원에서 좌파 신생 정당인 ‘포데모스’(Podemos)와 중도 우파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Ciudadanos)가 각각 69석, 40석을 얻어 국민당(PP)과 사회노동당(PSOEㆍ이하 사회당)의 4당 체제로 재편됐다. 이로써 1975년 프랑코 총통 사망 이후 스페인의 정가를 지배했던 중도 우파 국민당과 중도 좌파 사회당의 양당체제가 무너지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

하원에서 186석으로 과반 의석을 갖고 있던 집권 여당 국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122석에 그쳐 의석 과반수 획득에 실패했다. 제 1야당인 사회당 역시 110석에서 91석으로 의석이 크게 줄었다.

어느 한 정당도 의석 과반수 획득에 실패함에 따라 차기 총리가 누가 될 지 알 수 없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스페인 헌법에서는 총선 후 내각 출범 시한을 정해두고 있지 않아 앞으로 연정 구성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깜깜이 총선의 여진이 상당기간 계속될 개연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국민당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좌파 집권을 막기 위해 연합할 정당을 찾겠다고 했다. 정치 평론가들은 라호이 총리가 중도 우파인 시우다다노스의 리베라 대표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리베라 대표가 향후 국민당 등과 지지 조건을 두고 협상에 나서고 차기 정권과 총리를 결정할 ‘킹메이커’ 역할을 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된다.

30여년만에 스페인의 양당체제가 무너진 데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긴축 정책에 따른 복지 축소, 높은 실업률, 정치인 부패 문제 등으로 인해 기성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신생정당 ‘포데모스’와 ‘시우다다노스’를 이끌었던 인물들도 모두 30대다.

포데모스의 돌풍을 이끈 이는 37살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다. ‘분노하라’ 시위 지도자들이 설립한 정당인 포데모스의 당 대표인 이글레시아스는 말총머리에 매력적인 외모도 갖췄다. 여기에 교수 출신으로 해박한 지식과 논리 정연함을 무기로 유권자들의 호감을 샀다. 특히 2012년 스페인의 은행 구제금융 채무 경감을 위한 국제채권단과 재협상을 주장해 왔으며 반부패와 긴축 반대를 내세우면서 지지 기반을 넓혔다.

또 다른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의 대표도 36세의 젊은피다. 알베르트 리베라 대표는 젊음과 기성 정치권의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시우다다노스를 단숨에 중앙 정치권에 입성시켰다.

이번 선거에 참가한 주요 정당 가운데 가장 젊은 당수인 리베라는 수영선수 출신으로 법률가로 일하다 정치에 뛰어들었다. 부정부패한 기성 정치권과 달리 자신은 깨끗하고 숨길 것이 없다는 뜻에서 2006년 카탈루냐 지방의회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자신의 나체 사진으로 선거 포스터를 제작해 화제가 됐다. 리베라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당 대회에도 검정 청바지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와이셔츠와 재킷을 입고 나타나는 등 젊음과 변화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섰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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