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지난 8월 21일 그리스-마케도니아 국경 도시 게브겔리자에서 찍힌 사진이다.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려는 난민과 저지선을 구축한 군인들이 뒤섞인 아수라장 속에서 난민 소년과 소녀가 울부짖고 있다. 아이들은 마케도니아군의 저지선을 넘었지만, 부모와 떨어져 공포에 질린 채 울부짖고 있다. 난민 부모를 따라나선 아이들의 비극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사진은 사진전문 뉴스통신사 EPA 소속 게오르기 리코브스키 기자의 렌즈에 포착됐다. 리코브스키는 “당시 상황은 너무 끔찍했다. 동료가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난생 처음봤다”고 회상했다.
올해 50만명이 넘는 중동지역 난민이 전쟁과 기아를 피하기 위해 위태로운 보트에 몸을 싣고 지중해를 건넜다. 이렇게 유럽 땅에 발을 디딘 난민 5명 가운데 1명은 어린이들이다. 난민들은 군인과 국경경비대에 길이 막히면 아이와 여성들을 앞세워 길을 열려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부모를 찾지 못한 아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전쟁과 기아로 인해 위기에 처한 전세계 아동들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에는 무려 400만명의 아이들이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26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소말리아에서도 100만명이 난민 행렬에 나섰다.
국제이주기구(IOM)는 바다와 육지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는 난민 수가 조만간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파리 테러 이후 일부 유럽 정치인들이 “난민과 테러범을 구분할 수 없다”며 난민 수용 중단을 주장하고 나서 난민들은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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