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조희팔 살았나? 죽었나?] 劍 무뎌진 檢, 3가지 난관 어떡하나
- 강태용ㆍ핵심 측근들 ‘모르쇠’로 일관…검ㆍ경 ‘내부의 적’ 남아있을 가능성

- 중국 공안, 비협조적인 태도…수사 성패 가를 주요 변수로 꼽혀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검찰이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 송환 둘째날인 17일에도 그를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에 돌입했다. 조직의 2인자였던 강태용은 조희팔의 중국 밀항을 돕고 현지 생활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을 규명할 판도라의 상자로 지목돼 왔다. 



핵심 인물의 신병확보로 그동안 침체됐던 검ㆍ경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띠게 됐지만, 사건 해결을 위한 제반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이 여러 난제들을 돌파할 묘안을 찾아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첫번째 난관은 강태용을 비롯한 조희팔의 핵심 측근들이 그의 사망 여부와 은닉재산 행방 등에 “죽었다”거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거쳐 대구지검에 압송된 강태용은 조희팔 생사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2011년 12월 죽었다. 직접 봤다”고 말했다. 그는 “죽을죄를 지었다”면서 정ㆍ관계 로비 리스트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답 없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이미 구속된 조희팔의 직계가족과 내연녀들도 강태용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조희팔 아들(30)과 내연녀 김모(55)씨, 김씨의 지인 손모(51)씨 등은 검찰 조사에서 “조희팔이 2011년 12월 중국 산둥(山東)성 한 가라오케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팔 생존의 결정적인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검찰은 강태용 등 측근들을 중심으로 하는 압박수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이 ‘침묵의 카르텔’을 고수하고 있어, 빈틈을 찾아내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강태용을 상대로 조희팔 사망 여부는 물론 숨겨둔 재산, 로비 자금과 로비 리스트 명단 등을 추궁할 500개의 질문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사실 규명을 위해 이미 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거나 구속 중인 동생 강호용(47)과 매제 배상혁(44) 등 사건 관련 주요 인물들과의 대질신문도 계획하고 있다.

또다른 난관은 보이지 않은 곳에 ‘내부의 적’이 있을 가능성이다. 현재까지 검찰과 경찰이 조희팔 측으로부터 뇌물로 챙긴 돈만 30억원이 넘는다. 김광준 전 부장검사가 2억7000만원, 오모 전 서기관이 15억8000만원, 권혁우 전 총경 8억원 등이다. 검ㆍ경뿐만 아니라 정관계를 상대로도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조희팔은 지난 2008년 지명수배에도 불구하고 중국 밀항에 성공했다. 당시 해경은 조희팔의 밀항을 도운 양식업자 박모씨의 제보를 받고도 체포에 실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조희팔 비호 세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중국 공안의 비협조적인 태도 역시 중요 변수로 꼽힌다. 중국 공안은 목격자ㆍ조희팔 추정 인물의 자필메모에 대한 제보를 받았지만 짜증섞인 모습만 내보이다가 한달여만에 겨우 추가적인 정보 수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 강태용을 붙잡은 지 68일이 지나서야 국내 송환을 결정한 것을 두고도 적지 않은 뒷말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조희팔이 만약 살아있다면 중국에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신병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ㆍ중 사법당국의 적극적인 수사공조가 없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