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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男 성폭력 피해자 급증] 남성은 성폭력 피해를 입지 않는다? 잘못된 인식ㆍ통념 바로잡아야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성인 남성 성폭력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남성 성폭력 피해자 인식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7일 여성가족부가 성폭력 피해대상별 지원 프로젝트 일환으로 내놓은 ‘성인남성 성폭력 피해자 지원 안내서‘에 따르면 남성 성폭력 피해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통념이 남성 성폭력 피해를 비범죄화하거나 범죄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희화화하는 경향이 짙다.

이는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을 피해로 인정하거나 드러내는 것을 어렵게 하고 본인 스스로도 사소화하는 경향이 있어, 피해 이후의 대응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피해자로서의 권리를 찾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그뿐 아니라 미디어, 교육현장, 사법체계 등 사회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남성 성폭력 피해의 특성을 이해하고 원활한 피해자 지원을 위해, 잘못된 인식과 통념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내서는 주위 사람들이 남성 피해자라는 특성에 맞춰 도움을 건네는 방안을 소개했다.

안내서는 ▷열린 마음으로 피해자 공감하기 ▷피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있도록 피해자 격려하기 ▷ 피해자의 개인성향보다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지하기 등을 ‘알아두면 좋을 팁’으로 제시했다. 

여가부는 “이번에 제작한 안내서는 남성, 그중에서도 성인 남성에 초점을 두고 피해자 지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성폭력은 사람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reg@heraldcorp.com

■ 잘못된 인식과 통념 바로잡기

▶잘못된 인식ㆍ통념 : 남성은 성폭력 피해를 입지 않는다?
▷바로잡기 : 성폭력은 권위와 위력을 이용한 폭력으로 남녀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남성은 성폭력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로 정의하지 않도록 사회화될 뿐이다.

▶남성은 여성보다 피해로 인한 상처가 적다?
▷성폭력으로 인한 상처와 후유증은 피해자의 성별이 아닌 피해 지속기간, 피해자를 둘러싼 주변인과 사회의 신뢰와 지지 여부 등에 의해 달라진다. 남성 피해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과 고통을 참는 것이 ‘남자다운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해 남성 성폭력 피해자는 여성보다 더욱 힘든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피해 당시 성기가 발기됐다면 피해 남성도 즐겼다는 의미다?
▷피해 당시 성기가 발기됐거나 오르가즘 반응이 있었다고 해서 피해자가 당시 상황에 동의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련 연구자료에 따르면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거나 구체적인 성적 자극이 없어도, 성기 주변에 약간의 자극 혹은 압박의 증가로 인해 발기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공포스러운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단순한 몸의 반응임에도 가해자에게는 피해자의 느낌을 추측하거나 무시하고, 피해사실을 발설하지 못하도록 협박하는 근거로 이용된다. 또 피해자가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남성 가해자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경우 동성애자가 될 수 있다?
▷성폭력 피해 경험은 가해자의 성별과 상관없이 다양한 성관련 후유증 및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이나 여성스러운 면이 피해를 유발한 것은 아닌지’ 등 피해자의 성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으나, 성적취향 자체를 변화시키거나 유도하지 않는다.

▶남성은 여성에 의해 피해를 입을 수 없다?
▷남성 성폭력 피해의 가해자는 대부분 남성으로 나타나지만 여성 가해자에 의한 피해 보고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피해자에 대해 권위를 가진 여성일 수 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인간관계, 진로, 직장 등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보복이 두려워 심리적으로 굴복 혹은 조종당하기도 한다.

▶가해자가 여성일 경우, 피해 남성은 이성애적 성관계를 경험했음을 행운이라 여겨야 한다?
▷이런 잘못된 인식과 통념의 바탕에는 ‘남성은 언제나 성관계를 원한다’는 생각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사실이 아니며, 성폭력은 성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우월적 지위(힘의 논리)에 의한 문제이다.

▶어린 시절 성적 피해를 입은 남성은 가해자가 된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과 통념은 피해 남성을 도움이 필요한 대상보다는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하며 피해자 스스로에게도 낙인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가해자 중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피해 경험이 있는 가해자와 피해 경험이 있지만 비가해자인 남성 대상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피해 사실에 대해 얘기하고 주변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는지가 두 집단 간의 주요한 차이로 나타났다. 이는 성폭력 피해에 대한 주변인의 시선, 피해 이후 피해자 지원체계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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