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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의 재구성] 조희팔 生? 死 ? 오늘 송환 강태용 입에 쏠린 귀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5만명의 투자자를 상대로 ‘4조원’을 사기친 조희팔(58)씨의 최측근 강태용(54)씨가 16일 김해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됩니다. 지난 10월 10일 강씨가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 한 아파트에서 잠복 중이던 중국 공안에 붙잡힌 지 68일 만입니다. 강씨의 국내 송환으로 조씨의 생존 여부는 물론 검ㆍ경ㆍ정ㆍ관계 인사를 상대로 벌인 로비 의혹까지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조씨는 1957년 경북 영천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까지만 다니고 대도시 대구로 향합니다. 막노동, 도박판 허드렛일을 하며 돈을 벌었습니다. 이때 조씨는 강씨를 만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구에서 자란 강씨도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형편 속에서 자랐습니다. 비슷한 생활환경에 동병상련을 느낀 조씨와 강씨는 급속도로 가까워져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발전합니다.

그러다 조씨는 한 다단계 업체에 들어가 일을 배우며 다단계에 눈을 뜹니다. 강씨를 부사장으로 앉히고 조씨는 다단계 회사를 차립니다. 주로 자금관리를 맡겼습니다. 나중엔 인천, 대구, 부산에 기반을 둔 유사업체 운영을 총괄하게 했습니다.



조씨의 사기 수법은 일명 ‘렌탈 마케팅’, 의료기기 임대업으로 포장됐습니다. 골반교정기 등 임대용 의료기 1대를 440만원에 계약하면 회사에서는 찜질방 등에 기계를 놓고 임대수익금 3만 5000원을 매일 지급했습니다. 연리35%로 8개월 만에 581만원을 챙긴다고 선전했죠.

처음 조씨의 사업에 투자한 피해자들은 매일 소액씩 수익금이 통장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사기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괜찮은 재테크로 인식됐고 대출까지 받아 투자했습니다. 가족, 친지, 친구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삽시간에 전국 조직망을 갖췄습니다.

그러나 사실 조씨의 사업은 ‘폭탄 돌리기’였습니다. 새로운 피해자들이 내는 돈을 쪼개 기존 투자자들에게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조씨와 강씨는 임대수익금 지급이 불가능해지는 D-Day까지 전산시스템으로 계산해뒀습니다.



결국 경인 지역을 시작으로 수익금 지급이 늦어졌고, 피해자들의 진정서가 수사기관에 접수됩니다. 지역별로 회사 이름이 달랐기에 검ㆍ경은 전국 단위 금융 피라미드를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조씨와 강씨는 대구 본사에 있는 전산망을 파기하고 돈을 챙겨 달아날 채비를 합니다. 피해자들에게 ‘신규 투자자 유치 프로모션’을 걸어 마지막 한 푼까지 긁어모으는 꼼꼼한 모습까지 보였죠.

이후 강 씨의 본 실력이 로비에서 발휘됩니다. 대구 영신고를 졸업한 강 씨는 평소 고교 동창으로 관리해 오던 김광준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에게 2억 7000만원을 건넵니다. 당시 수사를 담당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부장검사였죠. 대구지방경찰청 수사과장인 권혁우 총경에게 수표로 9억원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소속 검찰 서기관에게 10억원 상당의 뇌물을 주기도 했습니다. 조씨의 밀항 루트를 담당하는 태안해양경찰서장에게 로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조씨는 2008년 12월 수사당국을 피해 중국으로 밀항에 성공했습니다. 한국에 남아있던 임원들을 하나 둘 검거했지만 강씨를 포함한 핵심 간부들은 도주에 성공한 후였죠. 강의 동생 강호용(47ㆍ티이엔 이사)씨도 함께 건너옵니다. 강 형제와 함께 최천식(58ㆍ티이엔 대표이사), 황병수(57ㆍ티이엔 감사) 씨는 조 씨의 ‘핵심 4인방’입니다.

인터폴에 수사 협조를 구했고, 도주 3년 만인 2012년 2월 14일 중국 공안에 의해 강호용 씨와 최 씨 등이 검거됐습니다. 그러자 열흘 후인 24일 황 씨가 자진 입국해 자수합니다. 조 씨가 2011년 12월 현지에서 식사 중 급체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면서 말이죠.

핵심 측근 중 마지막 1인인 강태용 씨가 국내로 송환돼 어떤 말을 할까요. 조 씨가 사망했다고 다시 한번 주장하기 위해서일까요. 4조원 사기의 결말이 어떻게 나올지 좀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조희팔의 생사여부도 관심입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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