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지고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씬님, 허팝 등 인기 유튜버 영향력 막강… MCN 기업 득세

공중파 채널이 세 개뿐이었던 과거에 사람들은 미디어를 넘어서지 못했다. 미디어가 정해 놓은 스타가 사람들의 스타였고,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지 못한 스타는 영영 알려지지 못했다. 하지만 단 몇 년 만에 세상은 달라졌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미디어의 소유권은 개인들에게 돌아왔고, 자신을 알릴 기회는 평등해졌다. 재능만 있다면 기획사와 방송사 공채 없이도 스스로 스타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1인 미디어다. 아프리카TV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직접 만나고 있는 인기 BJ(Broadcasting Jockey)의 수익은 억 단위를 넘나든다. 인기 유튜브 스타들은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아이돌 못지않은 영향력을 자랑한다.

1인 미디어를 통해 기회를 찾은 대표적인 인터넷 스타는 뷰티 유튜버 ‘씬님’이다. 디자인을 전공한 평범한 20대 대학생인 씬님은 유튜브를 통해 개성만점의 화장법을 소개하면서 뷰티에 관심이 많은 전세계 20~30대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영화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를 따라한 메이크업 동영상은 2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메틱 제품에 대한 솔직한 리뷰도 사람들이 씬님의 인기 비결이다. 20대들은 제품에 대해 칭찬과 홍보 일색인 케이블 뷰티 프로그램보다 씬님의 과감하고 솔직한 리뷰를 신뢰한다. 씬님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외 화장품업계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허팝’은 각종 먹거리를 주제로 실험을 하거나 기상천외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동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인기 유튜버다. ‘콜라 60병 욕조에 붓고 뛰어들기’, ‘문어 1마리 통째 넣은 밥통 타코야끼’ 등 재치 있고 파격 넘치는 소재들이 그가 다루는 주제다.

한 달에 한 번 재미로 올리던 동영상이 소위 대박을 치면서 허팝은 회사도 그만 두고 전업 유튜버로 전향했다. 그가 유튜브 광고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이전 2~3배를 넘나든다.

이렇듯 1인 미디어가 기획사 못지않은 스타 탄생의 산실이 되자 이들을 매니지먼트해주는 사업체도 등장했다. 오늘날 가장 유망한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 받고 있는 멀티채널네트워크(MultiChannel Network, 이하 MCN)다.

CJ E&M이 MCN 비즈니스를 위해 설립한 ‘다이아TV’는 현재 400여 개의 1인 방송을 운영하면서 2,70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양띵, 김이브 등 유명 BJ가 속한 대표적인 MCN업체 트레저헌터 또한 38개 채널에 구독자 수가 850만 명에 이른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 월트디즈니컴퍼니는 1조 117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MCN기업인 메이커스튜디오를 인수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파이가 커지면서 수익도 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동영상 광고 시장의 규모는 78억 달러이며, 2018년에는 2,000만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000억 원 규모의 국내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 또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빠르게 늘고 있다.

1인 미디어 콘텐츠 시장이 강화되면서 콘텐츠에 대한 저작물 권리 보호에 대한 요구도 늘고 있다. 콘텐츠 불법 유통 및 불법 복제가 곧장 수익성 저하로 연결되는 만큼 플랫폼들도 이를 막기 위한 방법을 고안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무단복제 비디오의 업로드를 막을 수 있는 프리부팅 적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나아가 국내에서는 타이탄플랫폼(대표이사 윤재영)이 디지털 콘텐츠의 이력을 추적해 콘텐츠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기술인 TCI (TTP Contents Identifier)가 적용된 콘텐츠 플랫폼 ‘윈벤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콘텐츠의 질이 미디어 시장의 생존논리가 되면서 창작자를 기술적·법적으로 보호해 줄 수 있는 플랫폼은 미래 미디어 시장에서 더욱 득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팀/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