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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테러 한달]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 한국은 청정지대?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1. 인도네시아인 무슬림 B 씨(31). 이전에 대학생으로 한국에서 교환학생 생활은 한 적이 있어 비자를 받았던 그는 최근 한국에 있는 대학원으로 진학하기위해 비자 신청을 했지만 거부당했다. 취업을 위해 불법체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대학원 진학이 결정된 상태에서 이를 반려당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B 씨의 설명이다.

B 씨는 “주변의 무슬림 친구들로부터 최근 저와 같은 일을 겪었단 이야기를 자주 듣고 있다”며 “최근 연이어 발생한 테러로 인해 이슬람교도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먼 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해왔던 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ㆍ이슬람에 대한 증오나 혐오)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파리 연쇄 테러가 발생한 지 한 달을 맞이한 1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한 알 마문 이주노동희망센터 이사는 최근 들어 무슬림에 대해 경색된 분위기를 어느 정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 출신 무슬림으로 지난 18년간 한국에서 생활해 온 마문 이사는 현재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 등과 달리)아직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봤을 때 무슬림 혐오에 대한 씨앗은 이미 잉태한 것 같다”며 “최근 이슬람식 복장을 한 채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따가운 눈초리나 의심의 시선을 쉽게 느낄 수 있고, 심지어 이를 보고 수근거리는 사람들의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에서 활동중인 이슬람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이슬람식 복장을 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에 대해 스스로 해코지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을 개개인에게 당부하고 있다는 게 마문 이사의 설명이다.

이처럼 이슬람과 관련된 혐오 및 각종 문제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슬람권 이주민의 증가와 맥을 갖이하고 있다. 안정국 명지대학교 아랍지역학과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국내 이주 무슬림의 수는 지난 2009년 7만9388명에서 2011년 3월 9만2059명, 2013년 3월 10만8147명, 2015년 2월 13만5585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사회에서의 이슬라모포비아 확산의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소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직 무슬림 이민자의 수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당분간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극단적인 이슬람 혐오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개별적인 수준에서 발생하는 이슬람 혐오 현상이 집단적 수준의 인종 혐오 등으로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한 만큼, 이런 때일수록 무슬림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요소를 정부, 언론, 사회단체가 나서 제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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