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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남매 군인아빠, 6년간 남모르는 선행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2남 2녀 4남매를 둔 군인 아빠의 남모를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장병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 천마대대에서 보안업무담당관으로 복무 중인 박삼영 중사(31).

박 중사의 선행은 홍천군 화촌면사무소 복지담당 공무원 김영임(36)씨가 “박 중사의 선행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최근 부대로 전해와 세상에 알려졌다.

김씨에 따르면, 박 중사는 지난 6년간 주말이나 휴가 등 시간이 날 때마다 강원도와 경기도 등 자기 근무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비를 들여 보일러 정비, 비닐막 설치 등 봉사활동을 해왔다. 올해만 20회 이상이고, 지난 6년간 총 100회 이상 나눔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박 중사는 임관 후 현재까지 10년간 복무하면서 단 한 번도 ‘특급전사’를 놓치지 않아 부대의 대표적인 모범 간부로 꼽힌다. 특히 끊임없는 자기 개발로 보일러관리사, 소방안전관리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며 하루하루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다. 현재 보유한 자격증은 전기공사기능사, 지게차운전기능사, 보일러관리자, 소방안전관리자, 전기안전관리자, 급조폭발물 IED 교육 수료 등이며 지난 2013년부터는 사이버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수료 중이다.

박삼영 중사가 이경섭옹(78, 1급 시각장애) 댁을 방문해 보일러 정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박삼영 중사와 가족들

박 중사의 조용한 선행은 6년 전 아버지와의 우연한 전화통화가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중사의 아버지가 보일러 수리에 비용이 많이 들었다며 “추운 겨울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보일러도 못 고치겠구나”라며 아쉬워하는 이야기를 듣고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게 재능 기부를 하며 살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박 중사는 입대 전 취득한 전기자격증과 보일러 설비업체 근무 경험이 있다. 입대 후에도 보일러설비관리 교육 등을 수료하며 보일러 수리 전문가로 거듭났다.

그는 지난 2009년 고향인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해 근무지가 바뀔 때마다 부대 주둔지역의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참전용사,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낯선 사람이 보일러를 고쳐주겠다고 하면 상대방이 거부감을 드러낼 수 있어 봉사활동 전에 해당지역 면사무소 복지담당자와 협조해 도움이 필요한 분들의 사전 동의를 먼저 구했다. 또한 보일러 수리에만 그치지 않고 전등교체, 우풍방지 비닐막 설치, 전기시설 정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낌없이 재능을 기부해 왔다.

최근 그로부터 보일러정비 봉사를 받은 이경섭 옹(78, 1급 시각장애)은 “요즘 부쩍 추워졌는데 보일러가 말썽이라 잠을 편히 잘 수 없었다”며 “오늘 박 중사가 집에까지 찾아와 보일러를 고쳐주니 너무나 고맙고,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 중사는 “보일러 정비를 하면서도, 곧 허물어질 것 같은 벽, 바람이 세는 창문을 보며 전부 고쳐드리고 싶었지만 때로는 여건상 다 도와드릴 수 없었던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며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작은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고마워 해주시는 이웃들을 보며 큰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작지만 꾸준히 재능기부를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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