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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법 스님이 말하는 ‘희망의 길’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조계사 은신 24일 만에 경찰에 자진출두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관음전을 나서며 제일 먼저 찾은 이는 바로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이었다. 강제 집행에 나선 경찰을 말리면서도 한 위원장을 설득하고 그와 함께 손을 잡고일주문까지 걸음을 함께 한 이도 도법 스님이다. 그런 도법 스님이 우리 사회의 희망의 길을 찾기 위해 새로운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11일 오전 조계사 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도법 스님은 “미래 세대인 청년에게 희망을 열어주기 위해 노동 문제를 함께 대화로 풀자”고 제안했다.

도법 스님이 말하는 희망이란 ‘함께 사는 삶’이다. 한 위원장과 경찰, 민노총과 정부 여당의 싸움도 함께 하는 삶의 소중함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스님은 ”편을 갈라서 세력을 규합하고 싸워서 상대를 제압해 승부를 내는방식으로는 함께 사는 길이 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문제를 해결하려고모든 사람이 노력했지만 그 과정과 결과를보면 문제가 풀리지도 않고 희망이 만들어지지도 않고 위험은 극대화 하며 미래는 불안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법 스님이 보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그는 한국 사회를 운동경기가 벌어지는 운동장에 비유했다. “규칙도 별로 만들어져 있지 않고 거기서 뛰는 선수들도 규칙을 지킬 마음은 없이 격렬하게 운동을 하며 충돌하는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정부와 의회가 주심역할을 해서 공평하게 경기 운영을 하고 신사적으로 경쟁하도록 해서 멋있는 게임을 해나가야 하는데 현실은 정부도 의회도 자신이 선수인 양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주심 역할을 조계종과 화쟁위가 대신하려고 했지만 역량과 능력에 한계를느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에게 한계를 느끼게한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민노총과 정부 양측이 모두 자신의 입장만 견고하게 세우고 양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세력 간 싸움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약자, 가난한 자들이라는게 그의 신념이다. 물론 부자와 강자도 마찬가지지만 그 고통의 순서가 그렇다는 얘기다. 그래서 “종교는 고통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으며 고통의 현장을 떠나 종교가 설자리가 없다”고 그는 외친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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