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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구 서부이촌동 재건축 결정…“잔치라도 벌여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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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지숙ㆍ정찬수 기자] “한 두 번 나왔던 이야기도 아니고 기대는 크지 않지만 쌓인 체증은 뚫린 것 같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잔치라도 벌일걸요?”

땅거미가 내려앉은 지난 9일, 서울 용산 서부이촌동에서 만난 이모(42세ㆍ남)씨는 “일단은 한 숨 놓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개발 호재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거리에 걸린 ‘잃어버린 7년을 보상하라’는 현수막에선 구역별 첨예한 갈등의 골이 느껴졌지만, 현지 중개업소 등 현장 목소리에서도 장밋빛 기대감이 엿보였다.

제2종일반주거지역이었던 이촌시범ㆍ미도연립은 준주거지역으로, 법정상한용적률은 ‘도시ㆍ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정비계획 수립시 해당 위원회 심의를 거쳐 완화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달았다.

서울시가 제19차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용산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심의해 수정 가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잇단 사업 무산으로 침체에 빠졌던 서부이촌동 주민 간 갈등의 종지부를 찍고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초대형 개발이 무산되면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던 서부이촌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발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제19차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용산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심의해 수정가결했다고 10일 밝혔다.

▶市 “공동체 회복”, 주요내용은= 서부이촌동은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구역에 포함돼 사업이 추진되다 2013년 구역 해제돼 주민 간 갈등과 대책 마련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서울시가 이날 발표한 결정안은 체계적인 도시관리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8월 공개한 ‘서부이촌동 도시관리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상당 부분 담았다. 골자는 도시개발구역에서 해제된 연립ㆍ단독주택 밀집지역과 중산시범 등 공동주택 단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재건축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중산시범아파트는 높이 30층 이하, 이촌시범아파트ㆍ미도연립주택과 이촌1구역은 35층 이하로 정했다. 용적률은 한강변 주거지 관리를 고려해 상한용적률을 300% 이하로 하되 특별계획구역은 정비계획 수립 시 완화 가능토록 했다.

결정안에서 주목할 대목은 대지면적 계획에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다. 8월의 가이드라인과 달리 도로계획을 줄이고 보차혼용(사람과 차가 동시에 다니는 길) 통로로 수정 가결하면서 사업자가 대지를 활용할 여지가 많아졌다. 이밖에 공공청사는 유지하고, 기존 청소년 공부방과 어린이집을 복합화한 커뮤니티센터가 들어선다. 중산시범아파트 옆에 있던 소공원은 2곳으로 늘린다.

서울시는 향후 정비계획 수립, 조합 설립, 사업자 선정 등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안에는 마침표를 찍는다는 목표다.

류훈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의 무산으로 붕괴한 주민공동체 회복과 주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시와 소통을 통해 계획을 만들었다는 의미가 크다”며 “이번 재정비안으로 서부이촌동 일대의 체계적 도시관리와 공동체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민 “일단 환영”, 과제는?=서부이촌동 일대에선 기대감이 감지됐다. 현지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거래는 2013년 10월 이후 잠잠했지만, 추석 전후로 문의가 늘었다. 이촌동 부동산뱅크 임현택 대표는 “계속된 피로감으로 대출을 받고 들어온 사람들이 경매시장에 내놓거나 파는 사례들이 많았다”면서 “개발할 수 없다는 굴레를 벗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용적률에 대한 논란은 있었지만, 소형아파트를 기부채납 형태로 진행하면 주민들에게 권리를 주는 의미로 볼 수 있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라면서 “고도제한과 시유지(중산아파트ㆍ시범아파트) 논란 등에 대한 매듭을 지으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산구 M공인중개소 대표는 “부동산 시세 변화가 사람들이 체감할 정도로 변화가 일어나고 첫 삽을 떠야 침체됐던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중산ㆍ이촌시범아파트 매매가(11월 기준)는 각각 50㎡이 2억5000만원, 60㎡이 3억원으로 올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시유지와 감정가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는 여전했다. 시범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최모(48ㆍ여)씨는 “유상 매입을 하더라도 시가 분양한 형태라 감정을 하더라도 제값을 받지 못할 수 있어 걱정”이라며 “개발이 되면 살던 곳에서 쫓겨날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구역별 이해관계가 달라 조합 설립도 난항이다. 시유지와 사유지, 한강변 고도제한 등 중산시범과 이촌시범, 미도연립 주민 간 이견이 예상된다. 길에서 만난 일부 주민들은 “관심도 없다”, “이번에도 안 될 것”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서부이촌동 개발이 부동산 시장에 온기를 줄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촌동은 국제업무지구 좌초로 지난 해까지 5년간 집값이 조정되다 올해 반등한 상태”라며 “한강조망 장점에 정비사업 가이드라인까지 나왔으니 큰 부담과 혼선은 덜었다”고 진단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용산은 유엔사 부지, HDC신라면세점 등 개발 호재가 많아 서부이촌동 개발은 또 다른 시너지를 낼 것”이라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의 훈풍이 식고, 변곡점 지점에 있는 만큼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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