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부문 우수작 구본승ㆍ김수열 씨…「IT 소프트웨어 산업에서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제언 -네트워크 이론 및 신슘페터주의 경제학적 접근을 중심으로」


IT 소프트웨어 산업 분야에서 중소기업들의 진출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비트윈’을 비롯한 몇몇 중소기업들은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도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생존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소기업들이 시장에서 생존하는 것을 돕고자 다양한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주로 ‘자금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금 지원 중심의 지원은 중소기업들이 초기에 자리를 잡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물질적인 지원을 넘어서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각 기업의 자체적인 성장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신슘페터주의 경제학에서는 후발 주자가 선도자를 추격할 수 있는 이론을 제시하고, 네트워크 이론은 IT 소프트웨어 산업처럼 ‘타인의 소비가 자신의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 외부성에 대한 경제학적 함의를 제시한다. 본 논문에서는 신슘페터주의 경제학과 네트워크 이론을 바탕으로 IT 소프트웨어 산업에 존재하는 후발 중소기업이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정부가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후발주자가 선도자를 어떻게 추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은 신슘페터주의 경제학의 오랜 과제였다. 신슘페터주의 경제학의 중요한 함의는 후발주자가 선도자를 추격하는 데 있어, 선도자의 성장경로와 다른 성장 전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격 방식을 ‘우회(By-Pass)’를 통한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우회 전략은 산업의 변화가 극심한 시기에 더욱 효과적인데, 이러한 변화의 시기를 신슘페터주의 경제학에서는 ‘기회의 창(Windows of Opportunity)’라고 부른다.

네트워크 외부성에 관한 연구들은 네트워크 외부성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정보의 전파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독점과 같은 현실 시장구조에 네트워크 이론을 적용한 경우가 많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연구들 중, 미시적 현상을 연구할 때 주로 사용하는 척도 없는 네트워크(scale-free netword)를 다룬 논문을 참고해 이를 연구과정에 적용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IT 산업 분야에 대한 논문들에 대해서도 탐구했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자금 지원 방식의 정책은 초기에 가장 효과가 크며 시간이 갈수록 그 효과가 점차 감소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중소기업이 현실적으로 겪게 되는 여러 어려움에 대한 분석한 논문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본 논문에서는 네트워크 이론과 신슘페터주의 경제학을 토대로 이론 모형을 설계했다. 바라바시-알버트 알고리즘(B-A Algorithm)을 이용해 네트워크 외부성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후발 중소기업이 선도 대기업을 추격할 수 있는 최적 전략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현해냈다. 모형의 구체적인 가정들은 기존 연구들을 바탕으로 일반성을 가질 수 있도록 설정됐으며, 모형의 시뮬레이션은 게임 이론적인 분석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모형을 설계하고 분석한 결과, 네트워크 외부성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선도 대기업과 후발 중소기업이 벌이는 게임의 부분게임 완전 균형은 선도 기업은 ‘이웃 많은 노드부터’전략을 쓰고, 후발 기업은 ‘틈새 네트워크부터’전략을 쓰는 것이 된다.

위 모형에서 ‘이웃 많은 노드부터’ 전략은 정보의 전파력이 강한 소비자들을 선별적으로 공략하는 것을 의미하고, ‘틈새 네트워크부터’ 전략은 선도 대기업이 공략하지 않은 소비자들부터 우선 공략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모형의 결과가 갖는 함의는, 네트워크 외부성이 강한 IT 소프트웨어 산업 분야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은 소비자들부터 우선적으로 공략할 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틈새시장 공략’이라고 불리는 통설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데, 본 논문에서는 ‘틈새시장 공략’ 전략이 적어도 네트워크 외부성이 강한 IT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정교한 이론을 통해 보인 것이다.

본 논문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릴 때는 선도 대기업과 후발 중소기업이 모두 시장의 네트워크 구조를 파악하고 있다는 가정을 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대기업의 정보력(data base)은 중소기업을 압도한다. 중소기업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네트워크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시간과 자금을 들여 연구를 진행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가정이다. 따라서 정부가 다양한 국내외 학술기관과의 연계를 토대로 IT 소프트웨어 산업의 각 분야에 대한 네트워크 구조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산업의 네트워크 구조에 대한 연구는 여러 연구기관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주제이므로 기존 연구들을 활용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정부가 필요한 정보에 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도 있다. 특히 해외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중소기업이 증가하는 오늘날 중소기업이 알기 어려운 현지 시장의 네트워크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면 이는 중소기업 성장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중소기업이 틈새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플랫폼(platform)이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현재 중소기업 상품 홍보를 위해 활용되는 정부의 플랫폼을 예시로 하여, 무형 자산인 IT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중소기업들이 틈새 소비자들과 효과적으로 접촉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