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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노조절한 푸틴 “전폭기 격추는 도발, 터키와 전쟁은 없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터키가 영공 침범을 이유로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한 데 대해 강경했던 러시아의 태도가 한결 누그러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계획된 도발”이라고 비난하면서도 “터키와 전쟁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것(전폭기 격추)이 우연한 사고라는데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며 “계획된 도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로 예정됐던 터키 방문 일정을 취소한 라브로프 장관은 그러나 “터키와 전쟁을 할 생각은 없으며 터키 국민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터키 지도부의 행동에 의문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터키 회사나 수출업자들, 터키와 협력하는 러시아 국민이나 회사들에 인위적으로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 생각이 없다”면서 양국 경제 협력 관계를 중단하는 등의 과격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터키군의 행동에 아무런 대응도 없이 지나갈 순 없다”면서 “러시아 전폭기에 대한 공격을 고려해 터키와의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일정한 보복 조치가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구체적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라브로프는 터키가 러시아 전폭기 격추에 앞서 미국 측과 상의하지 않았다는 미 당국의 발표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여하고 있는 동맹국들은 자신들의 전투기가 미제이기 때문에 공습 작전을 하기 전에 미국의 동의를 얻을 것을 미국 측이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이번에도 미제 F-16에 의해 러시아 전폭기가 격추된 만큼 터키가 작전에 앞서 미국의 동의를 얻었는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이 러시아와 체결한 시리아 내 IS 격퇴전 공조 협정에는 상공에서의 군사적 충돌 방지 조치 의무가 반(反)IS 동맹국 모두에 적용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터키도 이 협정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라브모프 장관은 이어 “테러리스트들이 터키 영토를 다른 나라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는 데 사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단체나 나라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한편 전폭기 격추 사건 이후 푸틴 대통령이 터키군의 공격을 강하게 비난하며 “중대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지금까지 러시아의 대응은 비교적 차분해 보인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터키 앙카라 주재 러시아 대사를 소환하는 등의 외교적 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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