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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W, “아우디, 포르셰도 배출가스 조작했다” 인정…고급차서 폭리 취해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폴크스바겐이 최고급 브랜드인 아우디와 포르셰에서도 배출가스 조작이 이뤄졌음을 결국 인정했다. 중저가차량의 원가절감을 위해서 뿐 아니라, 초고가 차량에서도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기극을 벌인 셈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우디 최고경영진과 기술진들이 지난 주 미국에서 환경보호청(EPA) 관계자들과 만나 아우디, 폴크스바겐, 포르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2009년부터 올해까지 판매된 3000㏄ 이상 디젤차량에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가 장착됐음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대상 차량은 약 8만5000대다.

[사진=게티이미지]


EPA는 지난 달 “폴크스바겐그룹 브랜드 내 배기량 3000㏄ 이상 차량 가운데 최소 1만 대에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가 장착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달 2일까지 폴크스바겐은 “배기량 3000㏄ V6 디젤 파워유닛(엔진)에는 배출가스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장착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다만 EPA에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문제의 핵심은 일명 ‘보조배출통제장치(AECD)’다. EPA는 AECD가 조작의 핵심이라고 봤고, 폴크스바겐은 단순히 엔진을 예열해주는 장치라고만 맞섰다.

FT는 폴크스바겐 그룹 소식통을 인용, “조사결과 AECD가 배출가스 조작과 연관돼 있지만, 이를 규제당국에 알리지 않아 미국의 청정대기법을 위반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앞으로는 AECD가 장착된 모든 차량으로 배출가스 조작의혹이 확대될 가능성도 열렸다. 특히 폴크스바겐 그룹은 각 브랜드간 차대(Platform)를 공유하고 있다. 차종과 브랜드는 다르지만 거의 같은 동력장치(엔진과 변속기 등)를 사용한다는 뜻이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9월 2000㏄급 디젤차량에 실험실 주행 검사시에만 오염물질이 적게 나오도록 만드는 ‘눈속임 장치’(defeat device)를 장착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당시 문제가 된 차량은 미국에서 48만2000대, 전 세계적으로는 모두 1100만대에 달했다.

기존 중소형 디젤차의 청정대기법 위반으로 미국에 내야하는 벌금은 최대 180억 달러로 추정된다. 차량 1대당 최대 3만7500달러다. 3000㏄이상 차량 8만5000대가 추가되면 31억8750만달러의 벌금을 더 물 수 있다.

미국 외에서 팔린 3000cc 이상 차량까지 포함하고, 관련 소송 확대와 추가 리콜비용 등을 감안하면 재무적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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