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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감산이냐’ ‘고정환율제 포기냐’ 중대기로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제 3차 오일전쟁’이 깊어지면서 중동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리얄화 페그(고정환율제) 폐기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지난 30년 동안 1달러 당 3.75리얄로 고정하는 페그제를 사용해 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1년 만기 리얄선물 환율은 13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20일 6개월 만기는 7년만에 최고를 찍었다.

[사진=게티이미지]

석유수출국기구(OPEC) 맏형인 사우디는 베네수엘라 등 회원국의 감산 요구에도, 미 셰일오일을 잡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지 않아 왔다. 지난 7월 일산량 1057만배럴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지난 8개월 간 하루 1000만배럴을 생산했다. 그 결과 유가는 6년만에 최저인 배럴 당 4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저유가에 사우디 외환보유액은 지난 9월 3년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사우디는 최근 첫 국채발행 계획도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사우디가 저유가로 인한 외환보유액 감소 문제를 타개 하기 위해 내년에 감산을 단행하거나 또는 리얄화 환율제를 변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ofA는 19일 보고서에서 “사우디 리얄화의 디페그(de-peg)는 내년 세계 석유시장에서 ‘블랙스완(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주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보고서는 “사우디로선 전면적 통화 절하로 가기 보단 완만한 감산을 채택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훨씬 쉽다”며 사우디의 감산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 1990년대 석유파동 당시에도 페그제 폐기 압박을 받던 사우디는 2000년대 들어 유가가 급등하면서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다.

당시와 달리 강 달러, 중국 경제둔화의 여파로 저유가 기조는 내년에도 계속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유업계와 석유 투자자들은 내년 유가를 배럴 당 50달러 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최대 정유사 BP의 밥 더들리 최고경영자(CEO)는 “유가 하락이 더 길게 갈 것”이라고 전망했고, 미국 에너지부는 내년 유가를 배럴 당 50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골드만삭스 전망과도 일치한다.

사우디의 경쟁국인 미국은 내년 원유생산량이 하루 평균 880만배럴로, 올해 평균 930만배럴 보다 5% 가량 감소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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