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선전채널 164개 폐쇄 주도
각국 정보기관들이 IT기업들의 높은 보안수준 때문에 테러범들을 단속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이러는 사이 국제해킹조직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소리없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서 뚜렷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텔레그램에는 ISIS와 관련된 약 500여개의 계정이 존재한다”며 “해당 아이디는 abuse@telegram.org를 통해 전달할 수 있다”고 알렸다.
이후 텔레그램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제보에 감사하다”며 “ISIS 선전용 채널 164개를 모두 차단시켰다”고 통지했다.
지난 18일 텔레그램이 차단한 ISIS 선전용 채널 78개 역시 어나니머스의 신고로 대상선정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미러지는 19일 “어나니머스가 ISIS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ID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면서 메신저 앱들도 테러리스트들의 통신망을 차단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어나니머스가 IT기업들과 ‘협력해’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각국 정보기관들은 IT기관들과 갈등을 골만 더 깊게 만들었다.
구글과 애플 등 미국 대표적인 정보통신(IT) 기업들은 파리 테러 이후 감청을 쉽게 해달라는 정부에 비판의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19일 IT 정보기술산업협의회(ITI)는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의 명분으로 보안을 약화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암호화는 범죄자들이 우리 계좌를 털지 못하도록 막고 악성 해커들이 자동차나 비행기를 탈취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정장치”라고 강조했다.
파리 테러 이후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정치권과 정보기관들은 IT기업들이 정부와 협조해 테러리스트 등 범죄자들이 고도의 보안 속에 범행을 모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어나니머스는 이날 공개한 영상을 통해 “정부는 물러나 있어라”며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ISIS의 통신망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