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법 19일부터 본격시행
제도·지원은 아직도 머나먼 길
현재 전국 2만여명 추산
대다수가 경제적 궁핍호소


미혼 부(父)들이 생모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자식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랑이법’이 19일 본격 실시되지만, ‘나홀로 아빠’들이 혼자 애를 키우기는 여전히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생활이 궁핍한 미혼부는 날로 늘어나는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와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4년 12월을 기준으로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저소득 부자가족 4만 9152세대다. 이 중 260세대는 아버지가 미성년자인 부자가족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부자가족에는 사별로 인해 아버지와 아이만 살고 있는 세대도 포함돼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혼부의 현황을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 상당수의 미혼부가 본인이 미혼부임을 드러내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2005년 9218가구, 약 1만8118명 가량이던 미혼부가 현재 2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미혼부들은 경제적 궁핍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미혼모 가구보다 미혼부 가구가 상대적으로 빈곤한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긴 하지만, 미혼모의 경우 육아를 하면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장치가 마련되고 있다.

이에 비해 미혼부의 경우 ‘사랑이법’ 시행 이전에는 법에 가로막혀 아이의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적으로 가족 지위를 부여받지 못하다 보니 보호자로서의 지원조차 받기 힘들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종종 양육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사연도 적잖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서울 주사랑공동체병원 관계자는 “간혹 아이를 버리고 가는 미혼부도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한부모 가정을 위한 지원에 더해 ‘남성이 아이를 키우는 경우’ 닥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한 지원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