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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수저ㆍ사회탓 말고 노력을” vs “노력충” 간극 못 좁히는 청ㆍ장년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이른바 ‘수저계급론’과 ‘헬조선’ 등 사회 비판 메시지가 확산하는 상황을 두고 “남탓, 사회탓, 국가탓 하며 불만만 제기하지 말고 피나는 노력부터 하라”는 중장년층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 과정을 그대로 체험한 이들은 “사회 부조리 등 모순은 어느 사회, 어떤 시대고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등 청년들의 비판을 잠재우려는 모습이다. 금수저는 어느 사회나 존재하는 현실이라는


직장인 김중석(52ㆍ가명)씨는 “요즘 청년들 취업난이다 뭐다 해도 술집에 가보면 젊은애들 노느라 정신 없더라”면서 “발전의 혜택은 다 누리고 있는 청년들이 사회 비판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청년층은 이러한 지적에 “사회 구조적 문제를 두고 개인의 노력만 강조해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며 ‘노력충(蟲)’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내 조롱하는 상황이다. ‘노력하라’고 조언하는 사람에게는 “노오오오력이 부족해”라며 비꼬고 있다.

세대 간 인식 차이가 좁혀지지 못하고 갈등만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장년층은 1960~1970년대 가난했던 시절 ‘못 먹고, 못 입던 시대’를 묵묵히 이겨내며 기적을 이뤄왔다고 자부한다. 그들이 보기에 지금 청년층은 물질적으로 훨씬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과 달리 유약하기 때문에 경쟁을 회피하고 사회에 불만만 제기한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반면 청년층은 각종 통계 수치들을 거론하며 빈부격차, 계층 사다리 붕괴 등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을 증명하려한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김낙년 동국대 교수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금수저의 상징인 ‘상속 자산’의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연구 결과 상속ㆍ증여가 전체 자산 형성에 기여한 비중은 1980년대 연평균 27.0%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에는 42.0%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에게 상속 받은 재산이 기여한 비중이 절반 수준까지 올라간 것이다.

물론 청년들 사이에서도 “사소한 것까지 너무 부정적이고 사회탓만 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박세현(30ㆍ가명)씨는 “잘못된 부조리는 고쳐져야하지만 자신의 실패를 사회 문제 때문이라고 핑계 삼는 청년들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서로의 세계관과 국가관이 다른 만큼 소통하는 것이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로 문제의 원인이나 책임을 돌리고 싶어하기 때문에 분노든 불만이든 전가시키려는 행동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산적한 사회 문제들은 결국 세대 간 연대를 통해 풀어야하기 때문에 개인적 차원보다는 사회적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문화평론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절약이 미덕이었던 기성세대에겐 소비주의 행태를 보이는 젊은 세대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고, 반대로 젊은 세대는 기성 세대가 시대착오적 인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느낄 것”이라며 “비록 삶의 패러다임이 부딪히는 부분이 있더라도 서로 다른 삶의 가치를 인정하는 데서 대화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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